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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W지배자, 모바일생태계 패권 잡는다] 시장변화 둔감…노키아의 ‘무너진 신화’
한때 휴대폰업체 ‘넘사벽’ 위세
당시 영업이익률 삼성의 두 배
생태계 개방형SW로 변화 간과
삼성·애플도 “타산지석” 안간힘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40%. 영업이익률 25%. 분기당 휴대전화 판매대수 1억대 이상.”

한때 노키아는 휴대전화업체에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었다. 1998년부터 휴대전화로 쌓아올린 제국은 13년 동안 건재했다. 노키아의 괴력을 떨치던 2007년 4분기에 판매된 휴대전화는 총 1억3350만대. 당시 세계 2~4위업체인 삼성전자, 모토로라, 소니에릭슨의 판매량을 모두 합쳐도 역부족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당시 영업이익률(25.0%)은 삼성전자(10.8%)의 2배가 넘었다. 

노키아의 아성은 2011년 시장점유율이 급락하면서 무너졌다. 10년째 1위에 도취한 노키아가 시장 변화 변화에 둔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노키아의 아성은 2011년 시장점유율이 급락하면서 무너졌다. 하지만 노키아 제국의 균열은 더 일찍부터 시작됐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노키아의 기세가 가장 맹위를 떨치던 2007년 무렵부터다. 10년째 1위에 도취한 노키아가 시장 변화 변화에 둔감했던 때이기도하다. 노키아는 제조업 마인드로 피처폰에만 집중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는 시장의 흐름을 간과한 것이었다.

2007년 7월 당시 노키아의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CEO가 애플의 아이폰에 남긴 ‘악평’은 유명하다. 그는 “오직 노키아만이 표준”이라며 “아이폰 같은 제품은 시장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마디로 아이폰은 언급할 만한 가치도 없는 제품이란 얘기다. 그로부터 2년후 노키아는 판매, 영업이익, 대당 이익율 등 모든 측면에서 애플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노키아의 주된 패인은 두 가지다. 모바일 생태계의 승부처가 하드웨어에서 개방형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하나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운영체제(OS) 개발에서는 한발 빨랐다. 2006년 ‘심비안’을 자체 개발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심비안의 폐쇄성은 노키아의 발목을 잡았다. 다른 단말기 제조사들이 운영체제(OS)를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갈아탈 때 노키아는 폐쇄적인 자체 OS인 ‘심비안’만 고집했다. OS를 개방해 발전시키려는 시도초자 하지 않았다. 결국 애플과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2011년부터 추월했고 ‘심비안’은 2013년 시장에서 퇴출됐다.

노키아는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실수를 했다. 노키아는 애플 아이폰이 세상에 나오기 3년 전인 2004년 이미 터치 스크린을 갖춘 스마트폰을 개발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출시하지 않는 오류를 저질렀다.

전세계 휴대전화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도 노키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타이젠 OS와 삼성페이, 삼성 패스 등을 앞세워 갤럭시 생태계를 보강하고, 애플도 폐쇄적이던 생태계를 개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키아는 잘 나가던 시절 애플과 삼성전자 등 후발업체가 모바일 생태계의 경쟁구도로 바꾸면서 급부상한 점을 잊었다”면서 “ 이제 전세계 양강인 삼성과 애플이 중국기업들이 맹추격하는 구도 속에서 노키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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