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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형식을 실험하다
-남산예술센터, 개념기반 연극 3편 잇달아 공연

-적극 작ㆍ연출 아방가르드 신파극 9월 7~11일

-‘변칙판타지’, ‘나는야 연기왕’ 등 형식 파괴 주목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연극 영역의 확장을 꾀하는 작품 3편이 9월부터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다페르튜토 스튜디오와 공동 제작한 신작 ‘아방가르드 신파극’(작ㆍ연출 적극, 9월 7~11일)을 시작으로, ‘변칙 판타지’(작ㆍ연출 정은영, 10월 5~9일), ‘나는야 연기왕’(그린피그 공동창작ㆍ연출 윤한솔, 10월 26일~11월 6일)까지 개념 기반의 연극 3편을 공연한다. 희곡이라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연극 창작 방식을 비롯해 연극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되묻는 작품들이다.

▶‘아방가르드 신파극’=첫번째로 공연되는 ‘아방가르드 신파극’은 혁신적인 예술운동이라는 뜻의 ‘아방가르드(avant-garde)’와, 오늘날 진부함의 대명사가 된 ‘신파’가 결합된 제목이다. 신파극의 역사를 파헤치고, 신파를 새로운 예술양식으로 바라보는 작품이다. 19세기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을 당시 새로운 연극 양식으로 주목받던 신파가 왜 오늘날 진부한 드라마의 상징으로 전락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됐다. 가부키부터 인형 조루리, 후류모노 등 다양한 일본 극 형식을 무대에 불러들이고 여기에 멜로드라마와 무성영화 같은 시대적 산물을 뒤섞는다. 

아방가르드 신파극. [사진제공=남산예술센터]

적극 연출이 이끄는 다페르튜토 스튜디오는 일관된 서사 구조가 아닌, 장면에서 장면으로 흐르는 에피소드식 서사와 다양한 오브제들을 파격적으로 사용하는 무대를 선보여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음악같은 연극, 무용같은 연극, 미술같은 연극,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연극다운 연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변칙 판타지’(가제)=‘변칙 판타지’는 시각예술가 정은영의 극작ㆍ연출로, 2016년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의 유일한 비연출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여성국극’을 실험한다. 오직 여성들로만 이뤄진 여성국극은 1950년대 유행했던 한국 공연예술의 독특한 장르다. 2013년 에르메스재단 미술상을 수상하는 등, 미술 분야에서 이름을 알려왔던 정은영은 2008년부터 여성국극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해오고 있다.

변칙 판타지는 남자배역을 연기하고자 여성국극에 입문했으나 현실적인 이유로 도망칠 수 밖에 없었던 인물 N을 통해 그녀가 상상해 온 여성국극의 진짜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한다. 또한 여성국극이라는 하나의 변칙적인 형식을 판타지로 환원하고, 무대 안과 밖에 존재하는 성 역할을 탐구한다. 

변칙판타지 포스터. [사진제공=남산예술센터]

▶‘나는야 연기왕’=그린피그가 공동 창작하고 윤한솔이 연출한 ‘나는야 연기왕’은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모티브를 찾은 작품이다. 연출과 배우들은 최소한의 단서만 공유한 상태에서, 실연자들이 직접 이야기를 찾고 만들어가는 공동창작 형식이다.

지난 몇 년간 유행했던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 심사위원은 오디션 대상자의 퍼포먼스를 하나의 상품으로 간주한다. 가장 완성도 있는 상품, 혹은 잠재적으로 가장 상품성이 높은 퍼포먼스를 선별하는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목표인 것이다.

윤한솔 연출은 ‘연기하지 않는 연기’를 주장한다. 연기를 ‘놀이’라고 상정하고, 무대라는 공간에서 놀이하는 방식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윤한솔의 연기론과, 가장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 상품으로써의 오디션 형식을 대척점에 두고, 배우 개인의 삶과 연극적 노출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는 구상이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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