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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찜통·냉장고 교실 없애려면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해야”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
‘학교가 가장 덥고, 추워요’라는 학생들의 말에 가슴이 아프다. 학부모들에게 항의전화를 받는 학교장이나 선생님은 또 무슨 죄가 있나 싶다.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에 매년 찜통 교실, 냉장고 교실이 반복되고 있다. 그 이유는 전기료 폭탄을 맞을까봐 학교가 에어컨이나 난방기를 마음껏 가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실 또는 층마다 에어컨을 번갈아 돌리거나 점심시간에는 아예 가동을 멈추는 등 고육책을 동원하다 보니 학생들은 좀 시원할 만하면 에어컨이 꺼진다고 하소연한다. 학교도 다른 예산을 줄여서 냉ㆍ난방기 가동에 최선을 다하지만 학생ㆍ학부모 민원과 전기료 요금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피해가기 어렵다. 덥고 추운 교실에서 수업이 제대로 될 리 없고 학생과 선생님의 건강도 우려된다. 

되풀이되는 찜통 교실, 냉장고 교실은 불합리한 교육용 전기 요금체계에 기인한다. 현행 교육용 전기요금은 1년 중에서 순간 최대전력 사용 15분간의 피크 전력치를 기준으로 기본요금을 매긴다. 이 때문에 실제 요금단가(전기료 납부액/전력 총 사용량)를 비교할 경우 교육용 전기요금은 연간 사용량이 고른 산업용보다 약 17%나 비싸고 심지어 누진제가 적용되는 주택용보다도 높다.

이 때문에 많은 학교는 피크제어기(최대전력 관리장치)를 설치해 기준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전력을 절약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전기료 폭탄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본요금 비중도 43.3%에 달해 20.7%인 산업용, 18.4%인 농사용보다 높다. 지난해 전국 초ㆍ중등학교의 한 학교당 연간 평균 전기요금은 3500만 원이며, 전국 초ㆍ중등학교에서 약 4806억 원이 전기요금으로 지출되었고, 학교운영비 대비 전기료 부담률이 19%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교총이 교육용 전기료 등 공공요금 실태조사 결과 초ㆍ중ㆍ고의 72%가 전기료 부담으로 여타 교육비를 삭감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여름방학을 늘리고 겨울방학을 줄이자는 주장을 하는데, 이것도 근본적 해결이 되기 어렵다. 연간 190일 수업일수 확보 문제를 떠나 겨울방학을 줄이면 또 ‘학기 말 학사 파행’이라는 비판이 재연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난방비가 냉방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4월 감사원이 발표한 ‘찜통교실 해소 대책 추진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찜통 교실을 운영한 학교가 2910개교, 냉장고 교실은 4685개교에 달해 난방비 부담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국가 전체 전력사용량의 0.68%에 불과한 초ㆍ중ㆍ고의 전력사용량을 감안해 이제 교육용 전기료 부과체계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우선 과도한 기본요금 부과방식부터 개선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감안해 농사용 전기요금 수준으로 단가도 낮춰야 한다. 전기사업법 개정 등에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 이번만큼은 반드시 교육용 전기료 인하해야 한다. 무상교육 복지를 외치기 전에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이 최고의 교육복지임을 정부와 정치권은 인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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