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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홀릭] 개들의 시간
험상궂은 개들의 모습이다. 촛불을 밝혀서 다 드러난 것인지, 손바닥으로 촛불을 가려서 조금은 덜 드러난 것인지 알 수 없다. 이 모호한 르네상스적 순간에서 확신할 수 있는 건 지금은 ‘개들의 시간’이라는 거다. 저마다 다른 얼굴의 탐욕을 드러내는 성난 개들의 모습에서 불현듯 영화 속 대사가 겹쳐진다. “어차피 민중은 개ㆍ돼지입니다.”

팡리준, 무제 8, 캔버스에 유채, 130×90㎝, 2016 [사진제공=학고재갤러리]

팡리쥔(53)은 장샤오강, 쩡판즈, 웨민쥔과 함께 중국 현대미술의 ‘4대 천왕’으로 꼽히는 작가다. ‘냉소적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팡리쥔은 주로 대머리 인물군상을 통해 마오시대의 인간 풍경을 동시대적으로 구현한다. 문화혁명, 톈안먼사태 등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중국의 미술인들이 그러했듯, 그의 미술 언어에는 차가운 자조와 냉소가 흐르지만, 그러면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다.

팡리쥔이 한국 민중미술의 대표 작가 신학철(73)과 함께 ‘기념비적 몸의 풍경’이라는 타이틀로 2인전을 열었다. 몸의 풍경으로 민중을 기록한 두 작가의 닮은 듯 다른 조화로움이 이채롭다. 9월 25일까지 학고재갤러리.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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