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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덤 10기 통해 고구려 시대상·정신세계를 엿보다
5세기 전반 고구려 무용총 고분에 그려진 춤추는 고구려인과 말 달리며 사냥하는 그림 벽화는 고구려인의 생활상을 한 눈에 보여준다. 특히 생생하고 정교하며 화려한 그림들은 상당한 미술수준을 보여준다. 고구려 벽화분의 출현은 무덤의 형태와 관련이 깊다. 고구려 고유의 무덤양식은 돌무지무덤이었다. 이어 널을 두는 방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쌓아올리는 돌방무덤이라는 새로운 양식이 도입되면서 고분벽화가 등장한다.

고구려 고분의 세계적 권위자인 전호태 울산대 교수가 펴낸 ‘고구려 벽화고분’(돌베개)은 주요 고구려 무덤과 벽화의 특징을 보여주는 주요 고분10기에 대한 상세한 연구결과를 담았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존재는 대한제국이 일본 제국주의의 손아귀에 들어갈 즈음인 1890년대에 알려졌다. 일본 학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일제강점기에 한반도와 만주에서 발견돼 조사된 고구려 벽화고분은 20여기에 이른다. 벽화의 보존상태가 좋은 것은 대부분 모사도가 그려져 공개됐다. 일본의 패망 후 중국과 남북한의 발굴 성과가 이어지다 다시 국제적인 관심사로 등장한 것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세계문화유산등재가 화제가 되면서다.

저자는 책에 고구려 벽화고분의 전반적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각 고분의 구조와 벽화의 세부, 축조시기 고구려의 정세와 대외문화교류 상황을 알기쉽게 정리해 놓았다. 또 현재까지 파악된 121기 고구려 벽화고분의 연구현황과 보존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벽화의 아카이브화, 학제 연구 등 과제도 짚었다. 벽화고분 분포도와 고구려 시대 역사 문화 연표, 316장의 선명한 도판은 고분벽화의 아름다움과 함께 저자의 열정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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