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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방학 ‘코딩교육’ 열풍] ‘코딩=취업’…대학가 ‘코딩강좌’ 과열 양상
국내외 기업들 융·복합 SW인재 선호
비전공자도 그룹과외 등 코딩 열공모드
서강대 등 일부 대학 필수교양과목 지정
일부선 “취업 맹신은 금물” 지적도



서울 소재의 한 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허모(26) 씨는 올해부터 코딩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허 씨는 고등학교 때에도 문과를 지원했고 대학교도 경영학과로 진학했다. 컴퓨터와 관련된 강의는 하나도 들어보지 못했지만, 코딩을 배워야 취업도 된다는 주위의 조언에 무작정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허 씨는 “기업에서 융ㆍ복합 인재를 선호한다며 코딩을 배우는 문과생이 늘었다”며 “간단하게라도 할 줄 알면 실제 업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기존 컴퓨터 관련 학과 학생들 뿐만 아니라 코딩을 접해보지 않은 문과생들까지 코딩을 영어 점수, 자격증으로 여기고 매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 맞춰 학원가는 취업과 연계한 코딩 강좌까지 열며 코딩 열기에 발맞추고 있다. 코딩 관련 이미지. [사진=123rf]]

다행히 허 씨는 아는 지인의 소개로 얼마 전부터 코딩 그룹 과외를 받을 수 있었다. 허 씨를 비롯한 경영학과생 4명은 매주 토요일마다 경기도 성남의 한 카페로 향한다.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인근 IT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선배 임모(28) 씨가 직접 코딩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수강생들이 직접 노트북을 이용해 명령어를 짜면 임 씨가 결과물을 보고 조언을 해주는 방식이다. 임 씨는 “처음에는 동아리 후배를 도와주려고 시작한 일이었다”며 “소문을 듣고 사람이 늘어나더니 이제는 거창하게 그룹과외란 이름까지 붙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 씨와 같이 방학을 맞아 코딩을 배우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기존 컴퓨터 관련 학과 학생들 뿐만 아니라 코딩을 접해보지 않은 문과생들까지 코딩을 영어 점수, 자격증으로 여기고 매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 맞춰 학원가는 취업과 연계한 코딩 강좌까지 열며 코딩 열기에 발맞추고 있다.

코딩은 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작업을 말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간단한 프로그램부터 최첨단 인공지능으로 유명한 알파고까지 코딩을 통해 만들어진다. 해외에서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과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성장하면서 국내 기업들 사이에도 소프트웨어 지식을 갖춘 인재가 주목받으면서 문과생들도 코딩 교육에 뛰어들고 있다.

게다가 최근 알파고 열풍을 지나면서 코딩 교육열은 더욱 불붙고 있다. 인공지능이 사람과 바둑을 두는 수준까지 발전하면서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도 인공지능 사업을 위해서 소프트웨어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이공계 학생들 뿐만 아니라 문과생들까지 코딩 교육에 뛰어들면서 방학을 맞아 코딩 학원은 수강생들로 붐비고 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컴퓨터 교육학원은 아예 문과생 등 비전공자를 위한 코딩 강좌를 따로 열었다. 학원 수강생 전모(28) 씨는 “인문학과를 졸업했지만, 코딩 전문가 수요가 많은 것 같아 처음부터 배우고 있다”며 “일본 등 코딩 인력 수요가 많은 나라로 해외 취업을 가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일본의 한 소프트웨어 업체는 채용담당관을 파견해 일부 수강생을 채용하기도 했다.

학원 관계자는 “지금 일본에는 소프트웨어 인력이 부족한 회사가 많아 오히려 한국까지 와서 채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해외 취업을 위해 학원을 찾는 비전공생도 크게 늘었다”고 했다.

코딩 인기가 점차 높아지면서 대학교에서도 먼저 나서 코딩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미 서강대와 국민대 등 일부 대학교에서는 코딩 과목을 필수 교양 과목으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성균관대는 삼성SDS와 함께 문과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코딩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코딩 교육 열풍이 지나치게 과열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다(34) 일본 M 소프트웨어 채용담당관은 “코딩이나 소프트웨어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아 한국의 코딩 열풍이 반갑지만, 맹신은 안된다”며 “자신의 적성과 관계없이 무조건 코딩을 배우려는 수강생 등 코딩 교육 과열 양상도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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