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 동성애 폭로했다”…日 부모가 소송을 제기한 이유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아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폭로했다며 아들의 동급생과 학교에 제기한 한 부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일본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 5일 도쿄 지방법원에서는 아들의 자살원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단체 메시지창에 폭로한 동급생과 학교의 미숙한 대응” 때문이라고 제기된 소송의 첫 구두 변론이 진행됐다.

사연은 이렇다. 일본 명문대학교 히토츠바시(一橋)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 A(25) 씨는 지난해 4월 동급생 B 씨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이며 B씨에게 연애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에 B 씨는 “마음에 응해줄 수 없지만 계속 친구로 지내고 싶다”라고 밝혔다. A 씨는 평상시 친구들이 ‘생리적으로 동성애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라며 동성애자인 사실을 숨기고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 동급생의 동성애 사실을 단체 채팅창에 폭로한 한 명문대학생의 메세지.

하지만 2개월 뒤 B 씨는 무료메신저 ‘라인’의 단체 채팅창에 “네가 게이라는 사실을 숨기는 건 무리다. 미안”이라는 메세지를 남겼다. 당시 단체 채팅창에는 A 씨를 비롯한 동급생 10명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충격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대학 내 성희롱 상담소에 연락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지난해 8월 수업 도중 공황장애로 대학 보건실을 찾았다가 대학 6층 건물에서 뛰어내렸다.

A 씨의 부모는 동급생이 A 씨의 의지에 반해 ‘아웃팅’(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당한 아들이 심리적 불안 등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학교도 책임이 있다”라며 300만 엔(3275만 원)의 송해배상을 요구했다.

A 씨의 동생은 기자회견을 통해 “말 한마디로 오빠를 죽음으로 내몬 것을 용서할 수 없다”라며 B 씨를 비난했다.

한편, 히토츠바시 대학교는 “본교의 입장은 법정을 통해 분명히 밝히겠다”라며 청구 기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를 아웃팅한 B 씨 역시 청구 기각을 주장하고 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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