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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수목건축 서용식 대표] 일상적 미학·행복 담는 도시디자인
최근 한 시사방송에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의 대성공을 발판으로 강남 한복판에 세워진 4억원짜리 말춤 동상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기념하며 한강변에 들어선 2억원 상당의 모형 괴물이 등장하며 논란이 됐다.

이는 K-컬쳐(K-Culture)가 급부상한 상황에서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를 일상의 공간에 재현하는 재미있는 시도였으나, 다른 한편으론 예산 대비 뚜렷한 효과가 없는 가로 장식물에 그쳤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는 악평도 나온다.

이런 도시디자인에는 그것이 그 장소에 놓인 맥락을 이해하고 경험하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 근본적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어떻게 머물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결여돼 있다. 관광산업적 측면에서 한국 방문객들의 재방문 비율이 낮은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다시 방문할 정도의 매력은 없는 도시, 경쟁과 개발에 매몰돼 우리가 반복적으로 놓쳐온 그런 ‘일상과 디자인의 가치’들이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도시’ 같은 도시문화를 전파해왔는지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단편적인 디자인 계획이나 획일적인 도시 정비사업은 여전히 도시의 핵심적인 기능과 정서를 담아내지 못하고 확대 재생산을 반복하고 있어 안타깝다.

최근 관광산업과 문화컨텐츠산업이 지역경제 개발의 견인차로 대두되면서 각 지자체들도 독자적인 관광 및 문화컨텐츠와 도시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6차 산업을 접목한 농어촌 체험마을이나 산천휴양마을, 예술인마을, 미디어씨티 등 다양한 이름과 테마로 지정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런 지역 개발 계획들은 각기 확실한 장소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통합적인 맞춤형 개발 방식을 도입하여 매력적인 지역ㆍ문화 컨텐츠, 경쟁력 있는 도시 브랜드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장기적 수행계획과 총체적이고 세부적인 디자인 플랜, 관련 지자체와 민간기업, 거주민 커뮤니티 간 종합적인 협의와 협업이 필수적이다.

수목건축이 주거환경 및 상업ㆍ휴양시설을 융합한 특화주거단지로 계획한 제주도 스위스마을을 하나의 사례로 들 수 있다. 이국적인 유럽풍 주거단지를 컨셉으로 주거와 숙박이 동시에 가능한 신개념 주거양식과 공동관리ㆍ운영시스템을 도입해 주거안정성과 수익 운영, 공동체문화 회복이라는 세가지 가치를 실현했다.

도시 디자인에서 단편적인 접근은 실패를 부른다. 그보다는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혹은 살아갈 사람들의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 디자인의 힘이 발휘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자연스레 인구의 유입이 늘어나 거리문화가 살아나며 다양한 일상의 문화가 꽃을 피워 결과적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다

도시의 각 기능에 대한 체계적 분석과 종합적인 접근, 각 지역 특성에 맞춤화된 디자인 모델과 프로그램을 통하여 우리 주변에 ‘머물고 싶은 거리, 다시 오고 싶은 도시’를 늘려가야 한다. 일상적인 미학과 행복을 담은 도시 및 국가브랜드를 확립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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