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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쌀 산업의 미래를 찾다] 인류의 든든한 主食? 건강의 적?…쌀에 대한 오해와 진실
오해
도정과정서 영양소 떨어져나가
마른 비만·당뇨 등 성인병 유발

진실
쌀전분 더딘 흡수로 혈당상승 방지
비타민B·E 함유 고지혈증등 예방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쌀은 밀, 보리와 함께 세계 3대 곡물의 하나로, 쌀을 주식으로하는 인구는 전체의 34%인 약 30억 명으로 추산된다. 어느모로보나 쌀은 지구촌의 든든한 주식재다.

그런데 이런 쌀이 오해와 함께 외면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쌀 소비가 급감해 우려를 낳고 있다. 쌀의 많은 영양소가 현미와 쌀눈에 존재하지만 도정과정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흰 쌀밥은 영양가가 적어 췌장암의 원인이 된다는 보도가 있었는가 하면, 허약체질에 배가 나온 ‘마른 비만’에 의한 당뇨병이 우리사회에 다수 발생하는 것은 쌀밥 때문이라는 주장이 진실 처럼 퍼져나가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건강과 의학 전문가들은 쌀 전분은 밀 전분에 비해 소화 흡수가 느려 오히려 급격한 혈당 상승을 방지해 비만과 당뇨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비만과 당뇨의 원인은 쌀 보다는 서구식 식습관, 특히 과도한 육류로 섭취로 인한 과다 지방이 문제라는 것이다. 쌀에는 어린이들의 발육에 좋은 필수아미노산도 밀보다 많이 함유돼 있다고 한다. 쌀에 포함된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lysine) 함량이 밀가루, 옥수수의 약 2배에 이른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강재헌 교수의 쌀에 대한 의학적 접근을 살펴보자. 쌀에 대한 오해의 중심에는 다이어트 또는 비만이라는 그야말로 쌀과 무관한 요인들이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강 교수는 과거와 현재의 밥상문화부터 살펴볼 것을 권한다. 우리는 과거 낡은 사진 속에서 조상들의 밥상을 본 적 있다. 먼저 나름 잘 차려진 밥상을 기억해 보자. 깊숙한 놋그릇 밥공기에 수북히 쌓인 밥이 우선 눈에 들어 온다. 담긴 곡물은 쌀이든 잡곡이든 관계없다. 다음은 국그릇과 갖은 반찬이 즐비했다. 생선도 있지만 나물반찬들이 조합을 이뤘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밥상 주인공이다. 한눈에도 군살하나 없이 오히려 마른체형이다.

현대인의 밥상은 어떤가. 밥그릇부터 주먹크기만큼이나 작다. 가급적이면 덜 담으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문제는 밥그릇 외에 차림들이다. 채소류도 있지만 이보다는 고지방과 고단백질의 어육류 군과 튀김이나 볶음 반찬이 대세다. 그 주인공은 말할 것도 없이 대부분 체중을 걱정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쌀의 또다른 이름으로 회자되고 있는 탄수화물은 다이어트의 적이 되고 있다. 양곡 소비량 조사결과(2014년)를 보면,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약 178g으로 하루에 밥 두 공기도 채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비만과 당뇨 원인 해소에 나서면서 쌀 소비는 더 위기에 놓였다. 마치 비만과 당뇨의 주된 원인이 탄수화물이고 곧쌀이라는 오해가 더 커진 탓이다.

결과부터 말하면 쌀에 대한 오해의 극치다. 쌀은 복합 탄수화물로 단순 당인 당류와는 전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따라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 한식은 그 어떤 음식보다 건강한 식품이라는 것이다.

쌀이 갖는 영양은 주로 복합 탄수화물인 전분으로 비타민B 복합체와 항산화제로서의 기능을 하는 비타민 E가 다량 함유돼 있다. 또 빵과 피자의 주재료인 밀가루에 비해 식이섬유 함량이 3~4배 많아 오히려 비만 예방과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에 효과적이라고한다. 밥 외에 다양한 찬을 곁들이게 돼 균형된 식단을 보장하기도 한다. 쌀 중심 식단은 열량과 포화지방 함량도 낮다고 한다. 열량이 낮아 비만과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예방하기도 한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쌀의 영양학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쌀을 이용한 다양한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서적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미국 듀크대 의대에서 70년간 쌀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4주 동안 여성은 평균 8.6kg, 남성은 13.6kg 감량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1년 후에도 전체 대상자 68%가 요요현상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물론 쌀이 만능은 아니기에 쌀 다이어트를 택할 경우 단백질, 각종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한 반찬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 고른 영양 섭취가 돼야 기본적인 일상을 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황해창 기자/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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