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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찔끔찔끔…엄마는 외출이 두렵다

-출산·노화로 공반근육 약화…요실금 발병률 여성이 남선의 10배'

-복압성·절박성 등 증상 제각각…원인 파악이 치료 첫발

 

#. 최근 자연분만으로 출산하고 회사에 복귀한 직장인 김모(35)씨는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올 때 긴장부터 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새어 나와 창피함과 수치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출산하고 건강 회복이 되지 않아 그러려니 생각했으나 중년 여성에서만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여겼던 요실금이 벌써부터 자신에게 나타난다고 생각하니 속상하기만 하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고통스러운 이들이 있다. 바로 요실금과 같은 배뇨장애를 겪는 환자들이다. 요실금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 없이 소변이 흘러나오는 현상으로, 위생 문제뿐 아니라 사회ㆍ심리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요실금은 치료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생명을 위협하는 중한 질환은 아니다. 다만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출된 소변으로 인해 쾌적한 생활이 어려운 것은 물론, 외출과 같은 바깥 활동에 제약이 발생한다. 자긍심 손상과 자신감 결여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하면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고통까지 수반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성, 남성보다 10배 이상 많아=요실금은 남녀 모두 겪을 수 있는 질환이지만 여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4년 요실금 진료인원을 성별로 비교해 보면 여성 환자(11만4028명)가 남성(1만79명)에 비해 약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갈 때 진료인원이 5배 정도 많아지고, 40대 이상 여성이 전체 진료인원의 약 91%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여성 10명 중 4명이 요실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서 요실금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임신과 출산, 갱년기, 폐경으로 인해 요도와 방광 기능이 약해지고 이들을 지지하는 골반 근육이 약해지면서 요도 폐쇄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특히 방광염을 자주 앓거나 현재 방광염이 있다면 요실금은 더 일찍 생기고 증상이 일시적으로 심해지며 만성적인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평범한 일상을 방해하는 요실금은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노화로 인한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거나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질병이라 생각해 병원을 찾지 않고 병을 키우는 환자가 상당수”라며 “만약 하루에 8회 이상 자주 소변을 보거나 소변을 잘 못 참고, 화장실로 가는 도중 소변이 새거나 기침ㆍ재채기를 할 때 소변이 샌다면 요실금이 있다고 인지하고 빠른 시간 안에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형에 따라 치료법도 제각각=요실금 종류는 원인에 따라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 일류성 요실금, 혼합성 요실금으로 크게 나뉜다.

여성 요실금의 가장 흔한 유형은 기침이나 재채기, 웃음, 줄넘기 등으로 갑작스럽게 복압이 증가할 때 방광의 수축 없이 소변이 누출되는 ‘복압성 요실금’이다. 전체 요실금의 약 80~90%에 해당한다.

분만 후나 노화로 골반 근육이 약화돼 기침과 같은 복압이 상승할 때 방광과 요도를 충분히 지지해주지 못하거나 소변이 새지 않게 막아주는 요도 괄약근이 약해져 발생한다. 이 때는 골반근육 훈련과 전기자극치료 같은 행동 요법이나 요도 뒤쪽에 끈을 걸어 요도를 지지해주는 수술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요실금의 20~30%를 차지하는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이 마려운 순간 강하고 급작스런 요의 때문에 소변의 누출이 발생한다. 소변이 몹시 급해 빨리 화장실에 가지 않으면 소변이 새서 속옷을 적시거나 화장실에서 속옷을 내리면서 소변이 새 속옷이 젖는 것을 주로 경험한다.

이 때는 방광의 용적을 늘려 배뇨 조절을 돕는 행동요법을 효과적이다. 하부 요로 기능에 대한 교육, 수분 섭취 조절, 방광 훈련, 골반저근의 물리치료 등과 같은 방법이 있다. 또 상황에 따라 약물치료나 수술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윤 교수는 “요실금은 유형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법이 각기 다르므로 전문 의료진의 검진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막연히 걱정하기보다는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올바른 배뇨 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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