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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의 대중문화비평] 얽히고설킨‘옥중화’러브라인…점점 더 달달해지네
MBC사극 ‘옥중화’속 옥녀와 세 남자
연애초보 윤태원, 사랑표현 발전 기대
강력한 연적 성지헌도 ‘멜로 촉수’가동
상큼·발랄사랑王 명종, 다크호스로
사건전개따라 ‘사랑 흐름도’흥미진진



MBC 사극 ‘옥중화’가 총 50회중 절반인 25회를 소화했다. ‘옥중화’는 조선시대 감옥인 ‘전옥서’에서 태어난 옥녀(진세연)와 상단 행수에서 관료인 평시서 주부가 된 윤태원(고수)이 펼치는 어드벤처 사극인데, 사건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옥녀는 주역 실력을 바탕으로 소격서 도류가 돼 관노비에서 서인으로 신분상승을 이뤘고, 힘이 없다면 사랑하는 옥녀를 잃을 수도 있음을 절감한 태원은 정난정에 맞서기 위해 더욱 독해졌다. 태원은 송도거상 성지환의 재산을 몰수하고 국고로 환수해 그 아들인 성지헌(최태준)과 원수 사이가 돼버렸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옥녀의 러브라인이 더욱더 쫄깃해졌다는 점이다. 옥녀에게는 고수(태원) 최태준(성지헌) 서하준(명종) 세 남자가 접근하고 있는데, 고수와 최태준은 연적 관계외에도 얽히고 설킨 원수라는 점을 풀어나가야 한다. 남자 주인공이 고수이므로 최종적으로 옥녀와 태원이 맺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현재 상황은 태원에게 그리 녹록치 만은 않다.

게다가 러브라인은 시청자 정서와 함께 가야하는 속성상 ‘어남고(아차피 남편은 고수)’ ‘어남최’ ‘어남서’를 각각 지원하는 세력들의 목소리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고수는 그동안 왈패→상단행수를 거치면서 진세연과 달달한 멜로를 찍을 여건이 되지 않았다. 옷차림도 다소 칙칙해 연애 복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무리 바빠도, 일정이 빽빽한 아이돌 가수들도 틈틈이 연애를 하거늘, 고수는 25회가 진행되는 동안 진세연과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한번도 못했다. 옥녀가 위기에 빠지면 몸을 던져서라도 구해주지만, 그게 전부다. 연애 테크닉은 없는 것 같다. 이러다 고수는 결국 옥녀와 맺어지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의 멜로 수혜자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에 반해 고수의 멜로 경쟁자들은 결코 만만치 않다. 우선 명종 서하준. 얼굴 색깔이 여자보다 더 하얗다. 기자는 실물을 확인했는데, 고수가 질투를 느낄만한 남자였다. 

총 50회 중 25회가 방영된 MBC 어드벤처 사극 ‘옥중화’의 러브라인이 극이 전개될수록 점점 더 쫄깃해질 예정이다. 옥녀(왼쪽부터)를 둘러싼 윤태원, 성지헌, 명종의 사랑경쟁이 뜨겁다. [사진제공=MBC]

바야흐로 츤데레(나쁜 남자)보다 착한 남자, 순한 남자가 더 인기다. 명종은 이런 트렌드에다 다이아몬드 수저라는 ‘넘사벽’ 조건을 갖추고 있다.

명종이 왕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암행하며 옥녀와 함께 저자거리를 다닐 때 그 그림이 좋아 ‘옥녀-명종’ 커플 지지자들이 제법 생겼다. 극중 명종은 엄마 문정왕후(김미숙)의 수렴청정으로 힘을 별로 못쓰지만, 옥녀에게만은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옥녀 관련 업무는 확실히 챙기고 있다. 게다가 발랄하고 상큼하다. 출생의 비밀을 지닌 옥녀가 사실은 명종의 고모뻘이라는 장애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는 미지수다.

중반에 투입된 서하준은 “명종이 귀엽게 비쳐질지는 몰랐다. 조선 13대 임금으로서 귀엽기만 하면 안된다. 옥녀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밝아진다”면서 “나도 너무 하얀 것 같아 얼굴을 그을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준이 연기하는 성지헌은 고아였지만 뼈대 있는 가문출신이다. 타고난 명석함과 근면함으로 20세에 과거에 급제하고, 포도청 종사관까지 올랐다. 엘리트에 꽃미남이니 여성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최태준은 이제야 멜로의 촉수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자의식이 강해 좋은 결혼조건을 뿌리치다 해주 감영으로 좌천됐다.

최태준은 “22회에 처음으로 ‘옥녀야’라고 불러봤다. 이전에는 옥녀를 죄인으로 다루며 큰 소리만 쳤다”면서 “이제 옥녀에게 남자로 좀 다가가고 싶다”고 전했다. 최태준은 옥녀가 관기가 돼 관리의 수청을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최태준은 옥녀의 남편이 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옥녀는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이 남자에게 사랑을 느낄만도 하다.

멜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수도 분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히 윤태원의 직업이 관리로 바뀌어 옷차림이 멋있어졌다. 조선 꽃미남 관료의 등장은 옥녀의 마음을 흔들어놓을만하다. 양반이 아닌 서자라도 관리가 될 수 있게 하는 특별 케이스 제도에 따라 관복을 입고 새롭게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고수는 변했다. 초기에는 과정과 결과가 모두 선해야 한다고 믿었다면, 지금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절차와 과정은 어느 정도 무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두고 ‘윤태원의 흑화’라고 말하기도 한다. 고수의 이런 방식이 진세연과의 멜로 관계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를 두고보는 것도 흥미거리다.

이병훈 PD는 “러브라인의 인적 구성은 다 돼 있는데, 아직 감동을 줄만한 상황은 안됐다”면서 “러브 스토리는 꼭 필요하다.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달달멜로, 감동멜로로도 풀어나가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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