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新관치에 멍드는 주력산업] 규제 칼날에 밀리는 신기술 융합 서비스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 불허는 관치의 극치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양사간 합병 불허 조치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선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기업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방송통신 융합 추세를 거스르면서 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공정위 사무국이 최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ㆍ합병 요청에 ‘불허’ 결정을 내린 뒤 비판의 강도가 세어졌다. 합병법인이 탄생할 경우, 독과점 지역이 많아진다는 이유를 합병불허 근거로 삼았는데, 공정위의 이 같은 결정은 ‘산업 내 선제적ㆍ자율적 구조조정을 장려’한다는 기존 정부방침에 배치되는 것인 까닭이다. 그래서 업계에선 정부가 정치권과 지상파 방송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수ㆍ합병 불허 결정으로 위기에 내몰린 CJ헬로비전

성장이 정체된 케이블 업계는 정부가 지원책을 내놓기는커녕, 자발적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기업들의 노력마저 가로막고 있다고 쏘아붙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케이블TV 출범 당시 유료방송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지역 독점 사업권을 줘놓고, 이제와 지역별 점유율이 높다고 규제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도 국내에선 규제의 벽에 가로막혔다. 실제 공간이 게임의 배경이 되는 증강현실(AR) 게임인데, 국내에서 실행하면 허허벌판만 등장한다. ‘포켓몬 고’가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외국기업에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이 와중에 강원도 속초는 서비스 가능 지역에 우연히 포함, 게임족들이 해당 지역에 몰려드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디지털 쇄국정책’을 펼치는 사이,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 잠식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신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을 두고도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시행 2년째인 단통법은 휴대폰 보조금을 투명하게 공시해 이용자에게 차별 없이 지급하는 취지로 제정됐다. 단통법 시행으로 가계통신비가 절감됐다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이용자들은 통신사들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해 소비자 후생이 떨어졌다고 지적한다.

유통업계의 불만도 크다. 당국의 규제 칼날이 중소 판매점을 향하면서 골목상권의 숨통을 틀어막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단통법 시행 후, 중소 판매점 1000여 곳이 문을 닫았다.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ICT 산업 내에서 기업들 간의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돼야 혁신적인 제품ㆍ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방송통신 융합이라는 시장의 흐름이 있는데 규제기관은 관련 조항 등에 얽매여서 그런 흐름을 못 읽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ha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