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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실 담은 거친 붓질…中‘상흔미술’을 만나다
중국 상흔미술 작가 궈웨이 한국 첫 개인전
9월 민중미술작가 신학철-팡리쥔 2인전도



중국 금융재벌 류이첸(劉益謙ㆍ53)은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터다. 지난해 크리스티 뉴욕경매에서 모딜리아니의 ‘누워있는 나부’를 역대 경매 두번째로 비싼 가격에 구입했던 장본인이다. 상하이 푸동과 웨스트번드 지역에 ‘롱뮤지엄’을 세운 류이첸이 지난 5월 세번째 미술관을 쓰촨성 충칭 지역에 열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부자 컬렉터의 미술관이 베이징도 상하이도 아닌 쓰촨에 세워졌다는 건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중국 중서부 내륙도시 충칭은 중국 미술을 비롯한 문화의 거점 지역이면서, 중국 문화혁명(1966~1976) 당시 무장 투쟁이 가장 치열했던 곳이기도 하다. 

Untitled 7, 2014, 캔버스에 아크릴, 150x120㎝.[사진제공=학고재갤러리]

충칭에는 중앙미술학원(베이징)과 중국미술학원(항저우)과 함께 중국 3대 미술 고등교육기관으로 꼽히는 쓰촨미술학원이 있다. 문화혁명 시기 쓰촨미술학원 학생이었던 가오샤오화(Gao Xiaohua), 청충린(Cheng Conglin), 왕촨(Wang Chuan) 등은 시대상을 반영한 비극적인 주제와 어두운 정서의 작품들로 중국 미술계에 충격을 던졌고, 이들의 미술운동은 ‘상흔미술’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고 있다.

류웨이의 ‘롱미술관 충칭’은 쓰촨 지역에서 태동한 미술운동과 이 지역 작가들이 중국 미술사에서 갖는 의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다.

상흔미술의 맥을 잇는 중국 작가가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학고재갤러리(서울 종로구 삼청로)에서 전시를 연 궈웨이(Guo Weiㆍ56)는 쓰촨성 청두에서 나고 자라 1989년 쓰촨미술학원을 졸업한 상흔미술 대표 작가다.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 유즈파운데이션, 파리 퐁피두센터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Untitled 6, 2014, 캔버스에 아크릴, 150x120㎝.[사진제공=학고재갤러리]

이번 한국 개인전에서는 2013년 이후 신작 회화 28점을 내놨는데 대부분 초상화다. 산업화된 중국의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의 상실감과 허무함이 즉흥적인 붓질과 속도감으로 표현됐다. 특히 오래된 필름을 인화한 듯, 거친 화면 표현기법이 인상적이다. 어두운 단색조 잿빛 배경 속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얼굴을 가린 이들의 초상은 마치 캔버스 밖으로 소리없는 아우성을 내지르는 듯 강렬하다. 전시는 8월 14일까지.

한편 학고재갤러리는 2013년 상하이에 분점을 낸 이후 꾸준한 전시 교류를 통해 양국 미술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4년 티앤리밍 개인전을 시작으로 마류밍, 당대수묵전 등을 연 바 있다.

오는 9월에는 한국 민중미술 대표작가 신학철과 중국 현대미술가 팡리쥔(方力鈞ㆍ53)의 2인전을 열 계획이다. 팡리쥔은 쟝샤오강, 쩡판즈, 웨민쥔 등과 함께 중국 현대미술 ‘4대천왕’으로 꼽히는 차이나 아방가르드 1세대 작가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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