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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결과에 상관없이 유럽 타격…잔류하더라도 안도 랠리 기대 어려워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EU는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영국이 EU에 잔류한다고 해도 금융시장에서 안도 랠리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브렉시트는 러시아 좋은 일만 시키는 꼴=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렉시트 결과와 상관없이 유럽에 변화는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23일 영국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로 결정나면 유럽 대륙이 뒤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EU 회원국 가운데 최초의 탈퇴 사례가 된다. 이미 경기침체와 늘어나는 부채 및 이민자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유럽의 위기는 심화될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

특히 브렉시트는 금융시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반(反) EU 감정이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5월말 한 연설에서 “분열의 망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레드릭 라인펠트 전 스웨덴 총리도 “브렉시트는 유럽을 약하게 하고 EU의 균형을 깨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얼마나 많은 나라들이 영국을 따라나설지다. 퓨리서치센터가 이달 각국의 EU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적지 않은 나라가 영국 못지않은 비호감도를 나타냈다.

EU에 대해 비판적인 응답자는 영국이 48%였다. 프랑스는 61%였고, 스페인은 49%, 독일은 48%, 네덜란드는 46%였다.

이가운데 네덜란드와 프랑스는 내년 봄에 선거를 앞두고 있다. EU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정당들이 두나라에서 적지않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의 마린 르 펜 국민전선 대표는 프랑스의 EU 탈퇴를 주장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 대표도 브렉시트가 네덜란드의 EU 탈퇴로 이어질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빌더르트 대표는 “브렉시트는 EU를 끝낼 ‘우국의 봄(patriotic spring)’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EU 창립 회원국인 이탈리아뿐만아니라 헝가리, 슬로바키아, 폴란드같은 신규 회원국까지 EU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기도 하다. WSJ은 “EU가 폴란드 정부의 대법원 재편 등을 저지하려고 하고 있다”며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EU 회원국들의 반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한다면 EU는 국방력, 외교력에서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EU 회원국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만 UN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브렉시트시 박수칠 나라는 러시아뿐”이라며 “러시아는 브렉시트를 EU뿐만아니라 서방세계 전체의 약화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유럽 국민들도 브렉시트에 대해 “멍청하다”, “푸틴 손에 놀아나는 꼴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 벨기에 국민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멍청한 짓”이라며 “브렉시트는 다른 나라에 EU가 어려운 시기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벨기에 공무원은 “유일한 승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며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푸틴 손에 놀아난 꼴”이라고 말했다.

EU 잔류해도 안도 랠리 제한적=영국이 EU에 잔류하기로 결정한다고 해도 상황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서 안도 랠리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WSJ은 전했다.

최근 EU 잔류를 지지하는 영국 하원의원 피살 이후 EU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글로벌 증시는 반등했다.

하지만 이는 브렉시트 투표 결과 EU 잔류로 결정됐을 때 더 오를 여지를 줄였다. 반면 EU 탈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는 하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회사채의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에 대한 보험료는 5월초 브렉시트 가능성이 적었을 때 수준으로 돌아갔다.

데이비드 라일리 블루베이자산운용의 신용전략 부문 대표는 “EU 잔류시 증시가 상승하겠지만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탈퇴로 결정나면 글로벌 시장은 꽤 극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칸드리암(Candriam) 인베스터그룹의 나데즈 두포세는 “EU 잔류로 결정되면 유럽증시는 6~7% 상승할 것”이라며 “반면 EU 탈퇴시 하락폭은 10~20%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도미노 현상이다. 헤르메스인베스트먼트의 닐 윌리암스는 “한번 비밀통로(trapdoor)가 열리면 다른 사람들이 접근하기는 손쉽다”고 말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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