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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래생물 ‘갯줄풀’, ‘영국갯끈풀’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된 이유…자생식물 서식지 파괴, 사막화 주범
[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외래생물인 ‘갯줄풀’과 ‘영국갯끈풀’이 국내에서 잇따라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두 외래종은 중국에서 해류를 따라 자연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이들 종은 국내 갯벌과 습지에 번식할 경우 자생식물의 서식지역을 축소시키고, 사막화 등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위해우려종 55종 중 갯줄풀(Spartina alterniflora Loisel)과 영국갯끈풀(Spartina anglica C.E. Hubb) 2종이 국립생태원 조사 결과 국내유입이 확인돼 생태계교란 생물 종으로 변경ㆍ고시됐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는 갯줄풀은 갯벌이나 수로에 침입해 습지 서식지를 변화시킬 수 있다. 다양한 철새 등 많은 동물의 수렵 서식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자생종의 생장도 방해한다. 특히 동일 속의 식물과 잡종이 잘 일어나 유전적인 교란이 발생하고 생성된 잡종은 번식이 왕성해 2차적인 피해를 가져온다.


인천 강화도 해역에서 발견된 생태계교란 생물 갯끈풀[사진=환경부]

영국이 원산지인 영국갯끈풀도 자생종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있고 높은 염분에 내성이 있다. 따라서 선호하는 곳의 염습지에서 자라는 자생종의 분포지를 축소시킬 위험이 크다.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4월 갯줄풀의 경우 전남 진도에서, 영국갯끈풀은 인천 강화도 해역에서 각각 발견됐다고 밝혔다.

갯줄풀과 영국갯끈풀이 추가됨에 따라 생태계교란 생물은 기존 18종에서 20종으로 확대됐다.

이에 환경부는 해양수산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조해 생태계교란 생물로 새로 지정된 갯줄풀과 영국갯끈풀을 신속히 퇴치할 계획이다. 해수부도 이들 종의 분포와 확산, 피해 현황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해 유해해양생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밖에 생태계교란 생물로는 붉은귀거북과 유사한 생태적 특성을 지닌 가짜지도거북,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금개구리 등과 교잡해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웃는개구리(Rana ridibundus) 등도 포함됐다.

노희경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우리나라와 기후조건 등이 유사한 나라에서 생태계교란을 유발하는 생물이 국내로 유입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관리하겠다”며 “환경부는 관리대상 외래생물의 확대와 함께 위험도에 따른 체계적인 관리체계 구축 등을 위한 생물다양성법 개정을 추진해 외래생물 관리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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