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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복통 동반하는 냉방병…레지오넬라균 감염이 주요인
-긴 곁옷으로 체온조절·따뜻한 물 자주 마셔야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기면서 냉방기 사용이 늘고 있다. 실내 냉방기 가동으로 흔히 ‘여름 감기’로 불리는 냉방병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냉방병과 함께 자주 듣게 되는 것이 ‘레지오넬라균’이다. 어려운 말이지만 이젠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2010년~2014년까지 신고된 감시자료와 역학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주로 50세 이상으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한다. 또 대부분이 ‘폐렴형’이다. 연중으로 발생하지만 냉방기를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여름철에 많이 발생했다. 



냉방병 원인은…레지오넬라균 감염

냉방병의 원인인 레지오넬라균의 기원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1976년 미국 필라델피아 호텔에서 열린 ‘향군인(레지오네르)의 모임’에서 220명의 환자가 발생해 34명이 사망한 뒤 ‘레지오넬라’(폐렴형ㆍ재향군인병)라는 이름이 붙여 졌다.

레지오넬라증은 2개의 임상형이 있다. 폐렴이 동반되고 만성폐질환자나 면역저하자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폐렴형’과 폐렴증상이 없는 ‘독감형(일명 폰티악열)’이다.

폐렴형은 2~10일(평균 5~6일), 독감형은 5~72시간(평균 24~48시간)의 잠복기를 갖는다. 폐렴형은 지역사회 폐렴의 주요 원인으로, 권태와 두통, 근육통, 허약감, 고열, 오한 증상을 보인다. 마른기침, 복통,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반면 독감형은 짧은 잠복기를 지닌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특별한 치료 없이 2~5일 내 회복된다.

이 균은 섭씨 25~42도의 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자연환경 이외에 온도가 알맞은 인공 급수시설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수조, 공기, 물방울 등에 섞여 있는 미세한 균이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감염되면 고열, 오한 등 폐렴증상을 보인다. 건강한 사람은 감기처럼 지나가기도 한다.


레지오넬라증 주요 증상은


주로 수일간의 일반적인 몸살증상이 있다가 폐렴 소견이 나타난다. 폐 이외 증상도 동반되는데, 소화관 증상이 많아서 설사가 50%, 구토, 복통 증상이 25% 정도로 나타난다. 그 외에도 신경학적 증상, 신기능 장애, 간 효소치 상승, 저나트륨혈증 등 전해질 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냉방증후군은 냉방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섭씨 5도 이상 지속되는 환경에 오랫동안 머무를 때 자율신경계 기능에 이상을 유발해 다른 불편증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

김준명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율신경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장운동 조절이나 뇌의 혈류량, 혈압,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 호르몬 순환 등에 영향을 미쳐 뇌의 혈류량이 감소된다”며 “이로 인해 두통이 오고 졸리거나 장운동이 저하돼 변비나 설사, 복통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근육수축에 불균형이 나타나 요통이 생기고 여성에겐 호르몬 이상으로 월경불순이 오기도 한다. 이와 함께 지나친 체내 온도 저하에 대한 반응으로 말초혈관이 수축해 얼굴과 손, 발 등이 붓게 되고, 체내에서는 열을 보충하기 위해 계속 열을 생산하기 때문에 피로감이 쉽게 온다.


치료 및 예방법은

레지오넬라증은 3주 이상의 항생제 약물치료가 이뤄진다. 사망률은 5~24%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예후가 많이 향상돼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드물다. 김 교수는 “자율신경계 이상에 의한 불편증상은 실내외 온도차를 우선 줄이고 휴식과 필요한 대증요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가동하면 에어컨 내부나 냉각기에 쌓인 먼지와 세균이 인체의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레지오넬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세균번식을 막도록 2주에 한 번씩 필터청소를 해야 한다. 청소 시에는 에어컨 필터를 꺼낸 다음 중성세제를 탄 물로 깨끗이 씻어 그늘에서 말린 뒤 다시 사용한다.

김선미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실내는 25~28도로 유지하며 실내외 기온차가 5도는 넘지 않게 여름철 체질변화에 맞춰서 약간 덥게 생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에어컨이 계속 가동되는 공간에서는 긴 소매 겉옷을 준비해 체온조절을 해주고, 근무시간 중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음식은 냉면 같은 찬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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