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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조선업…발목 잡는 ‘3가지 덫’
정부·주채권단 자금줄 조이기
내부론 노조 반발 ‘파업 압박’
컨테이너 운임지수·선가 하락


조선사들이 구조조정의 격랑 속에 휘청이고 있다. 바깥에선 정부를 위시한 채권단의 자금줄 조이기가, 내부적으론 각 조선사 노동조합의 ‘파업 압박’이 조선사를 몰아붙이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 지수 하락과 계속되는 선가 하락은 하반기 발주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6월들어 그리스 선박박람회에서 들려온 몇건의 수주 소식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14일 상하이항운교역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중국발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6월 초 대비 0.3% 하락한 656.69를 기록했다. 중국 교통부가 주관하는 CCFI는 1998년 1월 1일 1000포인트를 기준점으로 시작된 지수로 해운시황 지표다. 조선업과 관련해선 CCFI가 하락할 때에는 발주가 줄어들고, 상승기에는 발주가 늘어나는 상관관계를 띈다.

신조선가와 중고선가도 하락세다. 6월초 기준 대형원유운반선(VLCC)의 신조선가는 8950만달러로 2004년 이래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중고선가의 경우 선령 10년된 케이프사이즈 중고 선가는 14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전반적인 선박 가격 하락은 선주들이 발주를 주저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최근 그리스 선박 박람회(포시도니아)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이 수주 계약을 따내면서 하반기 발주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하반기를 낙관할 근거로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다수다.

주채권은행들이 조선사들 돈줄 조이기에 나선 것도 악재다. 대우조선의 경우 최근 기업전용 구매카드 발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진다. 은행측이 조선업에 대한 위험 노출액을 줄이기 위해 한도를 축소하면서 카드 발급이 중단된 것이다. 은행들이 대응에 나선 것은 최근 조선사들의 신용등급 강등과 관련이 깊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8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한단계씩 내렸고, 삼성중공업은 두단계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달 27일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의 등급을 낮췄다.

신용등급이 떨어지자 당장 카드 발급이 중단됐고, 장기적으론 조선사들이 은행에 지불해야하는 이자비용이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조선사들은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을 두고도 은행측과 협상을 해야하고, 신규 자금 수혈도 자구안 이행 수준에 따라 허용 여부를 결제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금환급보증(RG)도 문제다. 대표적으로 현대중공업이 최근 SK E&S로부터 수주한 계약건의 경우 여전히 RG발급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에 ‘RG발급을 해줄 것’을 권고했지만, 은행측은 업황 개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하에 RG발급에 미온적이다.

조선사 노조들의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오후께 확정될 대우조선 노동조합의 파업 찬반 투표 결과는 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수선 부문 분사가 노조측이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부분인데, 노사간 의견 차가 워낙 커 짧은 시간 안에 타협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투표는 파업 찬성 쪽이 다수로, 가결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표 가결이 곧 파업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오는 17일 노조도 임단협 중단을 선언하고 오는 쟁의 발생 결의에 나선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최근 설비지원부문을 분사하겠다고 밝혔으나 현대중공업 노조는 분사에 반대하고 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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