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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 점포 없어요”…사당역세권 성공비결은 ‘멀티상권’
젠트리피케이션 속 공실률 2% ‘서울시내 최저’

더블역세권 장점에 방배동 든든한 배후수요

홍대ㆍ신촌 등 이슈 밖에서 조용한 호황 진행

공실률 서울 평균 5분의 1 수준...빈 점포 없어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서울 도심내 상권 양극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멀티상권’으로 역세권이 주목 받고 있다. 홍대와 신촌ㆍ이대 등 사회적인 이슈가 집중됐던 지역 외에 전통의 강호들이 조용히 미소 짓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8일 기자가 찾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당역이 대표적인 예다. 지하철 2호선ㆍ4호선이 교차하는 더블역세권과 방배동 주거지역과 인근 업무지구를 아우르는 든든한 배후수요가 안정적인 임대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최근 젠트리피케이션이 촉발된 일부 지역은 임대인 우위 시장으로 권리금 불균형과 경쟁력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향이 강했다”며 “반면 사당역, 교대역 등 탄탄한 배후수요를 보유한 전통적인 상권은 안정적이고 건전한 임차 생태계가 구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당역 5번 출구 앞에 자리잡은 상권 모습. 이른바 ‘맥세권’과 ‘스세권’이 나란히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현지 관계자들은 사당역세권에 대해 “안정적이기 때문에 거래가 매우 드문 상권”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


9일 한국감정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사당역 일대 공실률은 2%였다. 이는 관내 가장 낮은 공실률로 서울 평균(10%)의 5분 1 수준에 불과하다. 사당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새 계약을 진행하는 등 공백을 제외하면 사실상 빈 점포가 없다고 봐도 된다”며 “상권이 조용하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없다는 반증으로, 흔히 말하는 임대인들의 횡포도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사당역세권의 장점은 탄탄한 배후수요다. 사당역세권은 동작구 사당동, 인헌동을 비롯해 서초구 방배동의 유동인구를 품고 있다. 특히 방배동에서 진행 중인 광범위한 주택재개발 사업이 상권에 활력을 더 불어넣고 있다. 사당역과 인접한 방배5구역과 방배 13구역 등 재개발 추진으로 향후 인구유입은 늘어날 전망이다. 서초구 방배동 S공인 관계자는 “빌라 매물이 없을 정도로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하다”며 “재개발로 인한 가구수 증가는 사당역으로 이어지는 상권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배동 재개발로 인한 인구유입은 상권 임대료 상승과 치열한 경쟁을 불러올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사진은 재개발이 진행 중인 방배13주택재개발 구역 모습. [사진=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지역별 임대정보를 살펴보면 사당동 임대료는 1㎡당 2만1600원이다. 강남대로(2만3500원)보다 낮고 서울역(2만15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활성화 지역의 임대료는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임대시세 통계에 따르면 사당역의 1㎡당 1층 임대료는 3만964원으로 전분기보다 -0.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역세권에서 거리가 있는 비활성화지역의 1층 임대료는 2만5039원으로 전분기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선 대표는 “대부분 임대인들이 임차인과 공존하려는 움직임이 많은 지역일수록 임대료의 증감율이 낮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교통 연결성 개선은 상권 활성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이에 따른 임대료 상승도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과 관악산 산책로 등 문화시설과 서울메트로 등 오피스 시장의 확대, 방배동 재개발에 따른 인구유입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남부지역을 연결하는 교통 요지라는 특성과 출ㆍ퇴근 인구에 따른 유동인구 증가도 큰 영향을 미친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사당 상권은 인근 아파트와 사무실 등 상주인구뿐만 아니라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출퇴근 인구 등 풍부한 유동인구가 강점”이라며 “다만 창업자들의 이동이 적은 상권 특성상 점포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당역 2ㆍ3번 출구 주변에 대형 업무시설 개발이 현실화되면 상권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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