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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권 실거래가 최고’ 양산에 무슨 일이…
경남 양산신도시 ‘분양권 실거래가 총액’ 전국 최고

“신도시내 입지 따라 웃돈 3000만원 이상 붙은 곳도”

계획인구 15만 절반 채워...투자수요도 한번에 몰려

일각선 ‘과열’ 경고음도...입주시작되는 내후년 관건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이 동네 사람들에게 1시간 거리는 거리도 아닙니다. 부산에서 김해까지 모두 생활권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투자자나 수요자들이 더 몰려오는 것 같습니다.” (양산신도시 S공인 관계자)

최근 전국 최고의 ‘분양권 실거래가 총액’을 기록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은 양산신도시 현장은 의외로 차분했다. 공사현장 곳곳에서 들리는 소음만이 완공단계로 가고 있는 양산신도시의 현주소를 대변했다.

8일 부동산전문조사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전국 분양권 실거래 총액은 2조9679억2488만원으로, 이 가운데 경남 양산시가 2490억2191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동별로는 양산신도시로 불리는 물금읍이 1680억5776만원으로 부산 강서구 명지동(1206억4137만원)을 제치고 최고를 기록했다.

양산복합화물터미널에 근무하는 김모(42)씨는 일대에 분 청약광풍에 분양권을 손에 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도시에 투자자들이 모여든다는 이야기에 작년부터 분양권을 노렸던 지역민이 늘었다”며 “살거나 팔기에도 좋을 것 같아 실제 청약통장과 대출을 알아보는 동료들도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분양권 실거래가 총액’ 전국 최고를 기록한 양산신도시는 조성이 한창이다. 지역민들은 김해ㆍ부산부터 울산까지 출퇴근하기에 적합한 입지가 인기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양산에서 부산과 김해 각각 30~40분 정도면 도달이 가능했다.

분양권 거래 열기는 여전했다. 물금읍 공인 관계자들은 1주일새 분양권 거래가 잦은 단지에 한해 프리미엄이 더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달 748억원으로 분양권 거래금액이 가장 많았던 ‘양산신도시4차 동원로얄듀크’는 로열층을 중심으로 30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양산물금신도시 12블록 EG더원 3차’도 마찬가지다. 단지는 571억9550만원을 기록하며 거래가 많았다.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인 ‘반도유보라 4차’와 ‘대방노블랜드 2차ㆍ3차’ 몸값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양산신도시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신도시 내에서 거래가 많은 단지일수록 기대치가 더 올랐다”며 “특히 화물터미널과 물금IC가 가까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수월한 단지에 문의가 꾸준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중개업소 수는 분양권 거래 광풍이 불며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실제 물금읍 일대에는 ‘분양권 전문’이라는 문구를 내건 중개업소가 많이 보였다. 7년 전 500만원대에 불과했던 3.3㎡당 분양가는 800만원까지 올랐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분양가를 1000만원까지 바라봤던 투자자들에겐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이라며 “신도시가 제 모습을 갖추고 복합쇼핑몰 등 인프라가 갖춰지면 몸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양산신도시 조성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1996년 물금읍 일대 1067만여m2 부지를 개발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3단계로 나눠 추진된 도시계획은 2014년 2단계가 마무리됐고, 연내 완공을 목표로 진행형이다. 5만 가구에 달하는 단독주택과 3만 가구의 공동주택은 대부분 마무리 단계다. 실제 황산초등학교가 인접한 범어리 공동주택 부지는 상가들이 밀집해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민들에게 먹자골목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었다.

실수요자들은 청약광풍으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아졌다고 지적하면서도, 입주를 노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싼 분양가에 인근 도시로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실제 입주를 시작한 단지들의 입주민들 가운데 많은 수가 부산ㆍ김해 출퇴근자로 알려져 있다. 범어리 인근에 거주하는 이모(36ㆍ여)씨는 “상가밀집 지역의 특성상 주차가 어렵고 거주 만족도가 낮지만, 인근 아파트로 이사를 생각하는 젊은 부부나 전세민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거래와 인구 유입도 꾸준하다. 온나라부동산정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양산시 아파트 거래량은 3017건에 달했다. 중소형 단지 위주로 구성돼 거래면적은 215m2에 불과했지만, 부산광역시 총 거래량의 6분 1 규모를 기록한 셈이다. 양산신도시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7만여 명으로 계획인구 15만명의 절반이 입주한 상태다. 집들이를 앞둔 단지와 의료기관, 복합쇼핑몰, 학습시설 등이 신도시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인구는 꾸준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청약광풍이 훑고 지나간 자리에는 ‘거품 논란’ 우려가 남았다. 공급 부족과 인근 출퇴근 수요에 따른 거래 폭증이 이뤄졌지만, 투자수요가 한꺼번에 빠지면서 높아진 몸값에 따른 거래량 급감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음이다. 물금읍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지방의 청약광풍이 일어난 대구처럼 입주가 마무리되는 시점인 1~2년 뒤에 집값 거품이 꺼질 가능성도 있다”며 “신도시와 구도심 격차가 해소되고 인구가 지금보다 더 많이 유입돼야 부정적인 전망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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