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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대 학생,‘생명과 나눔 텃밭 프로젝트’ 통해 힐링
[헤럴드경제=박정규(성남)기자]“우리 손으로 심은 식물이 열매와 꽃을 피우길 기대하면서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교감을 했습니다. 참여하지 않은 다른 학생들도 텃밭 앞을 오가면서 꽃을 보고 한 박자 쉬어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가천대(총장 이길여)가 학생에게 식물을 키우며 자연과 교감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생명과 나눔 텃밭 프로젝트’에 참여한 도시계획학과 2학년 백성현씨(20)는 2일 교내 캠퍼스에 마련된 텃밭에서 연신 땀을 흘리며 같은 팀 친구 3명과 블루베리와 고구마를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그동안 식물을 심은 학생들과 새로 심는 학생들이 모여 텃밭개장식을 열었다. 선후배, 친구, 사제가 삼삼오오 팀을 이뤄 심고 가꿨다. 조효숙부총장을 비롯, 많은 교직원도 함께 나와 학생들의 일을 도왔다.

생명과 나눔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이 화사한 꽃물결로 새롭게 단장된 교내 콘트리트 스탠드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잘 가르치는 대학)사업의 일환으로 가천리버럴아츠칼리지 ‘생명과 나눔센터’가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는 각종 스트레스로 일상에 지친 학생들에게 힐링을 할 수 있게 하고 식물을 심고 가꾸면서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려, 소통, 협력, 책임, 정직의 정신을 심어주려는 취지로 올해 처음 시작됐다.

온라인과 교내 프리덤 광장에서 온라인으로 접수를 받은 결과, 팀별 1~6명씩 총 118팀, 566명의 교수와 학생이 신청을 했다. 지난달 24일 첫 워크숍에서 전문가가 직접 텃밭 가꾸기의 기본적인 상식을 알려주고 식물을 심는 시연을 했다.

텃밭은 화분에 식물을 심는 이동식 텃밭 가꾸기와 땅에 직접 경작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동식 텃밭인 화분은 대학에서 제공한 스프러스, 소나무 등으로 만들어진 목재를 사포질로 다듬은 뒤 조립하여 나사로 고정한 다음 니스칠을 하면 완성된다. 이렇게 직접 조립한 화분에 흙을 채우고 식물을 심어 물을 준다.

식물은 계절적 조건과 재배 용이성을 고려하여 남천, 블루베리, 사피니아 등으로 정했다. 학생들이 자신이 심은 식물에 대한 애착을 키우기 위해 희망작물을 신청받아 해바라기와 방울토마토도 심었다.

완성된 화분은 색색 펜으로 팀명을 적은 이름표를 달고 콘크리트 스탠드에 진열됐다. 다소 삭막한 모습으로 버려졌던 공간이 화사한 꽃들과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다시 생기를 얻었다.

경영학과 4학년 위아현씨(22·여)는 “요즘 학생들은 대부분 도시에 살고 인터넷이나 SNS에서 교류하는 경우가 많아 직접 흙을 만지고 식물을 심으며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간의 교감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화분이 아닌 땅에 직접 식물을 심는 텃밭 가꾸기도 이날 교내 공과대학2 건물 앞 무궁화동산에서 열렸다.

학생들이 직접 쟁기, 삽을 들고 땅을 고르고 고구마, 감자 등 화분에서는 기르기 힘든 작물들을 심었다. 이후 한 달에 한 번 워크숍을 가져 열매를 수확하고 비료를 주는 등 식물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보살피게 된다.

채소, 과일이 열리면 학생들이 다시 모여 열매를 수확하고 식품영양학과의 도움을 받아 샐러드 등을 만들어 지역 복지기관에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대학은 참가학생들의 관찰일지와 텃밭 가꾸기 등을 심사해 우수텃밭을 선정하고, 장학금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생명과 나눔센터장 이두형교수는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듯이 숲과 공원 같은 자연 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우리의 휴식과 회복에 있어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했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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