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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단체들 "’임행진곡‘ 기념곡 지정은 反헌법적"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 노래가 ‘반체제적’이기 때문에 이를 국가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것은 ‘반헌법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5ㆍ18 관련 단체들은 제창 불가 방침을 정한 국가보훈처가 국론 분열을 오히려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18일 오전 보수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련 긴급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한국사회의 변혁을 고무, 선동하는 혁명가요로서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반하는 가요“라며 “합창이나, 제창 및 기념곡 제정 등 어떤 것도 부적합하다”고 못박았다. 

5ㆍ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에 대해 보수단체는 “노래가 반체제적이라 이를 제창하는 것은 반헌법적”이라고 주장한 반면, 5ㆍ18 단체들은 “국가보훈처가 사실을 왜곡해 국론을 분열시켰다”고 비판했다.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대를 진압봉으로 구타하는 공수부대원.

그는 “진정한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은 군사폭압에 항거한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발전인 만큼 혁명선동가요를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것은 광주민주화운동 정신과 희생들의 유지를 훼손하고 배신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토론자로 나선 조우석 KBS 이사는 “언론과 정치권 모두가‘협치 만능주의’를 외치고 있는 형국이지만 협치가 결코 무원칙한 혼합정치 내지 잡탕을 뜻하는 건 아니지 않냐“며 “국가정체성은 절대 넘어서도 협치의 대상도 될 수 없다”며 여야 모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이 노래는 황석영, 백기완 등 반(反)대한민국 인사들이 만든 노래”라며 “이번 사태야말로 이 나라 지성인과 정치권이 모두 체제수호 의무에서 얼마나 등을 돌리고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옥남 바른사회 정치실장은 “이 곡이 1991년 북한에서 제작한 5ㆍ18 선동 영화 ‘임을 위한 교향시’에 삽입되었다는 주장과 가사 중 ‘임’과 ‘새날’에 대한 의미가 객관적이고 명료하게 규명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념공연에서 합창단이 합창하고, 부르고 싶은 사람은 따라 부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부르지 않을 수 있도록 “참석자 자율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논란을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5ㆍ18 관련 단체들은 “이미 오랜 기간 기념식에서 제창돼 온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한 보수정권이 국론분열을 부추겼다”고 반박했다.

김후식 5ㆍ18 부상자회 회장은 “노래 가사 중 ‘임’은 광주 정신을 말하며 대한민국과 호국인사를 지칭하는 것이고 ‘새날’ 역시 공산 혁명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달성되는 날을 의미한다”며 “국가보훈처가 보수단체에 잘못된 정보를 줘 국론 분열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북한 뮤지컬 삽입 논란에 대해서도 “우리가 만든 노래를 북한이 갖다 쓴 것을 노래 자체가 친북적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창과 기념곡 지정 논란에 대해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 제창을 합창으로 바꿔 한낱 공연으로 격하시켰고 그마저도 ‘방아타령’으로 대체하려고 했다”면서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못을 박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유하 5ㆍ18 연구소 연구원 역시 “3ㆍ1절이나 4ㆍ19 항쟁 기념 노래들이 가곡 형식으로 나왔고 그중에는 ‘진달래’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의 노래도 있지만 제창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창을 막으니 오히려 각 단체들이행사를 할 때 일부러라도 한번씩 부르고 있다”며 “제창을 막지 않았다면 기념곡 지정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면 ‘임을 위한 행진곡’이 반드시 기념곡으로 지정돼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ㆍ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희생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사후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노래다. 백기완 선생의 시 ‘묏비나리’의 구절 일부를 작가 황석영이 가사로 정리하고 김종률이 작곡했다. 1980년대 대학가와 유족 추모제 등에서 불리다 1997년 5.1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정부 행사 등에서 공식 제창됐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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