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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전세가율 75% 넘었는데…53%는“집 살 의향 없다”왜?
전세가율 급등 매매 증가 공식 이젠 불성립
시장전망·금융비용 감안 월세등 갈아타기 분석



전세값이 치솟으면서 아파트 매매가격에서 전세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전세가율)이 올 1분기에 평균 75%를 넘어섰다. 통상 전세가율 70%는 전세의 매매 전환 수요의 임계점으로 여겨진다. 높은 전세가를 견디지 못한 세입자가 매매에 나서면서 매매 거래가 늘고 매매 가격도 오르는 게 그간의 흐름이었다. 올해도 이 흐름을 반복할까. 최근 1~2년 사이 수요자의 주택 구매 행태를 보면 ‘70% 법칙’은 반드시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전세가 올라도 주택 안사겠다 53%=국토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부동산시장패널조사를 보면 응답자가 주택구입을 고려하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수도권 72.6%, 지방광역시 69.7%로 나타났다. 소득별로 고소득층은 72.3%, 저소득층은 71.8%로 약간 차이났다. 평균은 71.7%였다. 즉 10억원짜리 아파트의 전세가가 7억1700만원이 넘으면 그 아파트를 살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작 구입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선 수도권의 53.4%, 지방의 52.6% 등 절반 이상이 구입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이 답변은 저소득층(66.7%)에서 높고, 고소득층(46.8%)에서 낮았다.

설문은 2014년 10월~11월에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했다. 부동산 호황기에 진입하기 직전이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지난해 조사에선 주택 구입의향 비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가율 75% 돌파. 집 사? 말아?=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상회하면서 전세가율은 지속 상승 중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펴 낸 ‘1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한국감정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세가율은 전국 75%, 수도권 74.8%였다. 서울은 72.7%, 경기도는 76.5%로 평균 이상이었고, 광주는 80.1%로 가장 높았다.

전세가율이 이처럼 높으면 과거에는 매매 거래 증가로 이어졌지만 올들어 매매 시장은 ‘소강 상태’다. 그 이유에 대해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주택 구입에는 전세가율 뿐 아니라 향후 매매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금융조달비용 등 여러 변수가 따른다”면서 “전세 수요자가 월세 전환 또는 주택 구입의 선택지 가운데 여건을 따져 경제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 수요가 매매 수요를 눌렀다는 것이다.


실제 KDI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올 1분기 월세 거래량은 9.9% 늘었고, 그 중 아파트 월세는 13% 증가했다. 아파트 월세 중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 거래량이 38.1% 늘었다. 반면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3분기 이래 줄어들고 있으며 올 1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16.5% 줄었다. 특히 아파트 전세는 22.8%로 감소폭이 컸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의 매수전환 수요가 이미 재작년, 작년부터 이어져 지금은 추가 전환이 주춤하는 모양새이며, 은행권 대출규제가 개입하면서 관망세가 더욱 짙어졌다”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가격의 추가상승이 제한적이어서 집을 안살 확률이 있지만, 중소형 주택 위주로 실수요자의 전환수요는 일정 부분 존재하고 있으며, 더 많은 매수세가 붙으려면 대출규제 완화 등 정책이 필요해보인다”고 내다봤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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