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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우커“동대문보다 홍대·신촌으로”
작년 외국인관광객 68%가 발길
맛집·개성있는 거리 등 文化선호
가까운 인천공항 접근성도 한몫

“한국사람도 동대문 잘 안가잖아요. 홍대나 강남으로 놀러가지”

지난달 29일 홍대에서 만난 직장인 이창주(27)씨는 ‘홍대 예찬론(?)’을 펼쳤다. 중국에서 유학한 이 씨는 외국 친구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홍대로 데려 간다. 이씨와 홍대를 방문한 친구들은 자유로운 홍대의 거리문화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고 한다. 이씨는 “홍대는 한국 젊은 이들의 문화 축소판”이라며 “홍대를 보면 한국을 본 것”라고 했다.

서울의 관광거점이 달라지고 있다. 홍대와 신촌이 외국인들의 새로운 관광지로 뜨고 있다.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100만여명 가운데 58%에 달하는 651만명이 신촌과 홍대가 있는 마포구를 방문했다. 이 중 홍대를 찾은 관광객은 61.8%에 달했다. 홍대를 가보면 거리를 가득 채운 많은 외국인들을 볼 수 있다. 클럽에서도 쉽게 외국인을 볼 수 있다.

반면 ‘한국 관광의 메카’ 동대문은 그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2일 헤럴드경제가 직접 확인한 결과, 밀레오레는 1층에 5개, 2층에 9개의 매장이 비어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동대문 굿모닝 시티에는 빈 매장이 이보다 적었지만, ‘301호로 오세요’, ‘291호로 오세요’란 팻말이 붙은 옷걸이들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1층 매대가 비자 2층과 3층의 업자들이 물건을 내려놓은 것이다. 쇼핑센터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층은 단연 1층과 2층이다. 이에 두 지역이 빈 것은 이례적인 모습이다. 쇼핑센터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빈 매대들은 더욱 많아졌다.

동대문의 한 쇼핑센터 의류상인은 “요우커가 많이 방문하고 있다는데, 매출이 나아진지 전혀 모르겠다”며 “주말엔 매출이 나은 편이지만 평소 땐 매출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근처에서 음식노점을 운영 중인 한 상인도 “최근 다양한 관광지가 부각되다 보니 동대문의 인기가 시들한 것 같다”며 “한창 잘나가던 2013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한첨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관광객들이 동대문 대신 홍대와 신촌을 찾는 것은 이들의 관광 목적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쇼핑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했다면 최근엔 문화를 즐기러 한국을 찾고 있다.

서울 마포구청이 발간한 ‘2015 마포 관광통계 조사연구’에 따르면 홍대에 방문한 관광객의 방문 이유는 ‘다양한 맛집과 개성 있는 거리’였다. ‘길거리 공연’과 ‘이색 벼룩시장’ 등 홍대만의 독특한 문화도 꼽혔다.

신촌과 홍대에서 영업하는 택시기사 최성식(52)씨는 “손님 열명중 세명은 외국인 관광객”이라며 “요새 요우커가 많이 온다더니 택시를 타는 손님 중에 중국인 비중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홍대 뒤편으로 있던 연남동 기사식당들도 외국인이 많이 찾는 퓨전음식점으로 바뀌는 중”라고 말했다.

여기에 홍대 주변에 다양한 상점들이 들어서며 홍대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따로 동대문을 찾지 않아도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신촌에서 자주 쇼핑을 하는 대학생 윤서영(24)씨는 “신촌 그랜드플라자에 가면 많은 중국인을 볼 수 있다”며 “얼마 전에도 스파오 매장을 방문했는데 가득 찬 중국인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또 ‘인천공항에서의 접근성’도 꼽힌다. 서울 마포구청의 한 관계자는 “홍대와 신촌 인근이 외국인들에게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며 “공항철도에서 바로 내리면 홍대다. 그래서 연남, 동교동 쪽으로 게스트 하우스가 많이 생겼다”고 귀띔했다. 2014년 기준으로 숙박관광객 중 마포구에 체류한 관광객이 42.0%로 2013년 29.6%에서 12.4%포인트 늘어났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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