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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김영민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무한(無限)한 지구
나무 한 그루를 베면, 다른 곳에 세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 희귀동물은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켜 보호한다. 원주민을 위한 보건소와 학교를 짓는다.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제공한다.

NGO나 환경단체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해외자원개발 현장의 실제 모습이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나 ‘아바타’ 처럼 자원개발은 노동 착취나 환경 훼손과 같은 부정적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 식민지 자원을 수탈한 일부 국가나 기업의 행태가 그러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도 계속돼 왔다. 2003년 6월 국제금융공사(IFC)와 세계 10개 금융회사들은 대형 개발사업이 환경파괴 또는 인권침해의 문제가 있을 경우 대출을 하지 않겠다는 자발적 행동협약을 발표했다.

국내기업들도 2000년대 이후 지속가능경영을 도입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은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책임은 물론 사회ㆍ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패러다임이다.

필리핀 라푸라푸 구리광산은 지속가능경영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 광산은 호주 광산업체인 Lafayette(라파예트)가 운영하였다. 그러나 2005년 폐수 유출사고, 2006년 태풍피해 등으로 조업이 중단된 후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파산됐다. 이후 2008년 LG상사와 광물공사, 말레이시아 기업 MSC가 지분 및 채권을 인수했다.

한국컨소시엄은 인수 이후 프로젝트 정상화를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현장 인력을 투입했다. 지역 주민과 소통하면서 사회·환경적 책임을 통한 현지 공헌에 힘썼다. 특히 환경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시약을 대체하고 동시에 생산효율도 끌어올렸다. 수익과 환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이러한 노력 끝에 라푸라푸 광산은 2010년 필리핀 환경자원부가 주관하는 PMIEA(Presidential Mineral Industry Environmental Award)의 티타늄 상(Titanium Award)에서 환경관리 분야에 우수한 성과를 낸 업체에 수여하는 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에는 필리핀 내 모든 산업군을 대상으로 하는 대자연 상(Mother Nature Award)에 선정됐다.

현재 이 광산은 모든 개발을 종료하고 이전 환경으로 되돌리기 위한 폐광복구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과거 광산개발을 반대하던 주민들은 개발을 더 연장할 수 없냐며 붙잡고 나섰다.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공사는 이 프로젝트에 245억 원을 투자해 424억 원을 회수했다. 결과적으로 지역주민ㆍ개발자 모두 이익을 얻었다.

자원개발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역과의 관계다. 자원개발기업으로서 공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지역주민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현지 상황에 따라 이주를 돕고, 직업훈련 통해 인력을 고용하고, 의약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별 것 아니지만 오지에 탐사 간 직원들은 출장비를 아껴 학용품이나 티셔츠 등을 선물하기도 한다. 지구(환경)와 기업(개발자)과 지역(원주민)이 상생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지속가능경영일 것이다.

우리 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실시하는 지속경영실태조사(KoBEX_SM)에서 지난해 5년 연속 최우수 등급(AAA)을 받았다.

또한 2009년 이후 ‘무한한 지구(Unlimited Earth)’라는 제목으로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자원은 유한하지만 책임있는 자원개발로 미래 세대가 무한히 활용할 수 있는 지구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지속가능경영은 ‘비용’아니라 ‘투자’다. 당장 이익을 회수할 수 있는 투자는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노력이 인정받으니 그 어떤 상보다 마음이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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