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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때론 불가능한 계획도 좋은 전략이다
지난해 1월, 영국 육군이 일명 ‘페이스북부대’라고 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특화부대를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이슬람 국가(IS)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병사를 모으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이다. 이 특화부대에 ‘친디트(Chindits)‘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활동했던 영국 특수부대 친디트는 강인한 정신력과 기발한 전략으로 일본군을 대패시킨 기록을 갖고 있다.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은 세계에서 최악으로 꼽히는 버마(미얀마) 정글을 철벽요새로 삼아 산발적으로 진군해오는 연합군을 연속으로 대패시켰다. 이 정글은 단 한대의 헬기조차 내려앉기 힘들 정도로 수풀이 빽빽해 작전을 수행하는데 있어 최악의 환경이었다. 연합군이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여지가 없었던 공간이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은 비즈니스현장에서 종종 재현된다. 특정 1위 업체가 독점적인 판매구조를 유지하고 있거나, 시장 지배의 관건이 되는 기술을 장악하고 있는 경우다. 현재 상황의 시스템을 파괴해야만 새로운 자기만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후발기업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장벽을 무너뜨리려면 마찬가지로 ‘불가능한 계획’을 세우는 수밖에 없다. 지휘관이었던 윈게이트 대령은 모기떼와 해충이 득시글거리는 정글로 장병들을 맨몸으로 들여보내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고 강한 정신력을 갖도록 만들었다.

마침내 친디트 부대원들은 정글을 뚫고 버마를 기습 공격해 교량을 폭파시켰다. 이런 무모한 작전이 일본군으로 하여금 심리적 충격을 받게 했고, 일본군의 불안한 심리는 서서히 확산됐다. 정글만 믿고 수비전략을 고수했다가는 언젠가는 무너질지 모른다는 초조한 생각은 견고한 벽에 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하나의 교훈. 그것은 기존의 독점적 시장을 장악한 회사에 대한 무모한 도전 자체가 이미 적지 않은 파급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강자가 약자와 싸울 때는 주목받지 못하지만,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거침없는 선전포고를 하고 용맹하게 달려들 때 대중들은 주목하기 마련이다.

과거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 도전했던 ‘815콜라’가 대표적인 경우다. ‘콜라독립’을 외치며 선전포고를 했던 당시 소비자들은 그 무모한 도전을 높게 평가했다. 물론 비즈니스의 냉정한 현실이 도전정신만 가지고 뒤바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약자의 입장에서는 이미 소비자의 호응을 얻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친디트부대의 활약상이 또 하나의 큰 의미를 가졌던 것은 부대원의 강인한 정신력과 함께 지휘관의 기발한 전략이 있었다는 것. 부대를 이끌었던 윈게이트 대령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과감한 전략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험해 불가능해 보였던 계획들의 성공 가능성을 점차 높였다.

비즈니스세계에서 리더는 끊임없이 기발한 생각과 그것을 실행할 전략전술을 세워야 한다. 이러한 기발함을 ‘무모하게’ 현실에 적용해지 않는다면 ‘안일함’에 자멸하고 만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정글을 헤쳐나가려면 때로는 과감한, 또한 기발한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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