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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한국형전투기 또 하나의 성공신화를 위해
지난달 말 한국형전투기 체계 개발사업에 대한 체계요구조건검토(SRR : System Requirement Review) 회의가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최되었다. 이틀 동안 열린 이 회의를 통해 한국형전투기의 기술적 요구사항이 확정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한국형전투기 체계 개발사업이 시동을 걸었다. 이로써 머릿속 또는 화면 속에만 있던 한국형전투기가 이제는 구체적인 형태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이 날 회의에는 필자를 포함한 40여명의 검토위원을 비롯하여 방위사업청 사업관리인원, 인도네시아 정부인사 등 150여명의 관계자가 참여하였다. 연구개발에 있어서 초기결정 사항은 향후 설계 및 개발 비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진행되었다. 필자도 주로 전투기의 형상 및 공기역학적 특성 등이 군이 요구하는 성능 및 운영조건에 적합한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였다.

전투기 개발 사업은 한국이 아직 가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며, 그만큼 위험요인이 많은 분야다. 그럼에도 우리 군이 자체 개발키로 한 것은 공군의 전력운용 용이성과 독자적 성능개량 능력을 충족하고 해외구매 시 운영유지비용이 지속 증가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번 회의는 결론적으로 보면 다시 한 번 한국형전투기의 개발성공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는 자리였다. 기술자료 곳곳에서 KT-1(기본훈련기), T-50(초음속 고등훈련기), 수리온(한국형 기동헬기) 등을 독자개발하며 축적해온 기술력과 이를 준비한 기술자들의 노고를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풍부한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한 적절한 위험관리 대책도 세워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우리가 이뤄온 성취, 즉 2006년 세계 12번째 초음속항공기 개발(T-50), 2013년 세계 11번째 헬기개발(수리온)을 생각해 본다면 한국형전투기의 개발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며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AESA(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등 일부 구성품의 개발이 쉽지 않을 수 있겠으나,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수행하는 관련 연구들이 어느 정도 성숙한 단계에 다다랐고, 사업관리자와 개발담당자들이 이를 고려하여 해외기술지원 등 별도의 위험관리계획을 세워 추진한다고 하니 개발성공을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우리가 전투기 개발에도 성공하게 된다면 80년대 후반에 KT-1기본훈련기 개발을 시작한 이래로 매우 짧은 기간에 항공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현재 세계 항공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속한 국가들의 면면을 보면 항공분야 선진국이 곧 선진국의 척도라고 말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한국형전투기의 개발성공은 단지 하나의 무기체계의 개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 성과는 우리 국민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난해 하반기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던 이 사업은 각종 오해와 논란으로 진척이 더뎠다. 또 직접 연관이 없는 방위사업 비리사건들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엎친데 덮친 상황이 지속됐다.

앞으로는 한국형전투기의 개발성공을 위해 국방분야 기관들뿐만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총체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올해는 사업의 첫해로 설계를 위한 기술적ㆍ기능적 요구사항과 엔진 등 주요 구성품 기종을 결정해야 한다. 방위사업청도 보안법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가감 없이 관련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니, 국민들도 다시 한번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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