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엔 월급여 500만원 육박
저금리시대 경쟁력 하락 우려
금융권이 성과연봉주의 도입을 놓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 급여수준이 산업 전체 평균보다 5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금융권의 고연봉은 성과주의 논쟁에서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의 고연봉은 업계상황과 개인실적이 연계되는 다른 산업과 달리, 매년 안정적으로 급여가 오르는 호봉제에 근간을 두고 있어 별다른 저항 없이 일사천리로 상승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초저금리 시대로 금융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여서 현재와 같은 연공서열 중심의 급여체계를 고집할 경우 금융 경쟁력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국내 금융회사의 경쟁력과 부가가치의 창출 수준에 비해 현 급여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견해까지 제시되고 있어 성과주의 도입을 계기로 현재의 고연봉 구조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 작업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중인 성과평가 역시 ‘개인’이 아닌 ‘조직 성과’에 편중돼있고 실적과 무관하게 책정되고 있어 직원 내부에서부터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와 우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작성한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임금체계 개선방안’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금융권의 ‘월 총 급여’는 498만원으로, 산업 전체 평균 ‘월 총 급여액’(323만)보다 54%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의 ‘월 총 급여’는 비교를 시작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단 한번의 감소세도 없이 매년 올랐다.
2006년 373만원에서 매년 상승해 2014년엔 500만원까지 육박했다. 반면, 산업 평균 ‘월 급여’는 매년 다른 변동폭을 보이며 오르락 내리락했다.
결국 2014년 ‘월 총급여’는 금융권의 2006년 급여 수준보다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이유는 있었다. ‘총 급여’는 ‘월 급여’와 성과급 등의 ‘특별급여’로 구성되는데 ‘정액급여’가 ‘월 급여’ 자체를 높이는 요인이 됐다.
‘정액급여’는 ‘기본급+통상수당+기타수당’으로 구성된다.
전 산업 평균 ‘정액급여’를 100으로 볼 때 지난해 금융권 ‘정액급여’은 146%를 나타냈다. 산업 평균보다 금융권이 46%가량 많다는 얘기다.
갈수록 격차도 커졌다. 2006년 35%였던 금융권과 산엽 평균 정액급여 차이는 2014년 46%로 11%포인트나 커졌다.
금액으로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해진다.
2014년 전 산업 평균 ‘월 정액급여’는 254만원인데 비해, 금융권은 371만원으로 70% 가까이 많았다. 이로 인해 월 초과급여는 전 산업보다 적지만, 금융권 월 급여액이 40%나 많게 된 것이다.
격차도 매년 커졌다.
2009~2010년 전 산업의 총 급여수준은 정체됐던 반면, 금융권은 이전 상승률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무한 경쟁 시대에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다른 산업계와 달리, 국내 금융회사들은 별다른 경쟁 없이 경기나 실적과 무관하게 임금을 올려온 것이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산업의 임금체계를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중고령 근로자들의 고용안정 기회를 확대하고 청년층 고용 여력의 확대와 비정규직 최소화에 순기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연공형 임금체계는 임금의 하방경직성이 강하고 변동성이 약해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