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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외교적 고립’ 선택했다…“나토에 돈 많이 들고, 한국은 위대한 부자 산업국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ㆍNATO)에 대한 미국의 개입 수준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집권하면 냉전 후 70여년간 국제 질서를 규정해온 서방 안보 동맹에 변화를 줄 것을 시사한 것이다. 또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도 다시 언급했다.

트럼프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경영진 및 편집팀과 만난 자리에서 “나토는 돈이 많이 들고, 우리는 이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 “우크라이나는 다른 나토 동맹국에 비해 미국에는 영향을 훨씬 적게 미치는 나라”라며 “왜 동맹국들은 가만히 있는데 미국만 러시아와의 3차 세계 대전이 될 지도 모를 일을 주도해야 하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는 그가 대통령이 될 경우 미국의 대(對) 유럽, 대 러시아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그간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드러내왔다. 그는 “푸틴은 강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웠고 “미국에는 이런 지도자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푸틴 역시 트럼프에 대해 “특출나고 재능 있는 인물”이라며 공개 칭찬한 바 있다.

트럼프는 또 미군의 아시아 주둔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 대규모 군사적 투자를 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미국이 효과적인 평화유지 세력이 될 능력이 있는지 의아스럽다”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은 과거에 매우 힘 있고 부유한 국가였지만 지금은 가난한 채무국”이라며 아시아에 대한 군사개입으로 미국이 이득을 보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 몇차례 언급했던 주한미군 주둔 비용 문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한국은 매우 부유하고 위대한 산업국가”라며 “우리는 끊임없이 군함과 항공기를 보내고 기동훈련을 하지만, 우리가 돌려받는 것은 전체 비용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오바마 정부의 핵심 외교안보정책인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부상한 중국에 대해 견제 및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과의 군사 동맹을 강화해 왔다. 또 경제적으로는 미국,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드려고 노력해 왔다. 트럼프는 TPP에 대해서도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WP는 트럼프가 이날 내놓은 일련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대외적 개입을 자제하는 의미의 ‘외교적 고립주의’ 또는 ‘불(不)개입주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미국은 이제 안으로 눈을 돌려 자원을 국내 인프라 건설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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