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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석 매진, 두 스타 연출가의 작품세계] ①박근형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탈영병·피랍한국인 등 4개 이야기
기교·풍자없이 연극 형식미로 담아



남산예술센터의 2016년 시즌 개막작인 박근형(53)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와, 국립극단과 극단 마방진(대표 고선웅ㆍ48)이 협업한 창작 연극 ‘한국인의 초상’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오늘, 우리의 민낯을 드러낸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박근형과 고선웅은 극장과 배우, 관객이 신뢰하는 연출가들이다. 두 연출가의 작품 모두 개막 당일부터 전석 매진 기록을 세웠다.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의 개막일인 10일, 남산예술센터에서 만난 우연 극장장은 “모두의 기대를 배반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예술계 검열 논란의 한 가운데 있었던 박 연출의 ‘문제작’이기에 “응당 그러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바를 뒤집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 작품에 명확한 대상을 날카롭게 찌르는 정치적 풍자는 없다. 오히려 기교 없이 연극적 형식미에 충실한 채 건조하고 담담한 시선을 유지하려 애쓴다. 2015년 경상남도에서 제대 한 달을 앞두고 탈영한 말년 병장, 1944년 일본에서 ‘카미카제’에 자원 입대하는 조선인, 2004년 이라크 팔루자 무장단체에게 납치된 한국인 식품 납품업체 직원, 그리고 2010년 한국 백령도 초계함 선원들까지, 시ㆍ공간이 다른 4개의 이야기가 맞물려 있다. 과거 ‘김선일 피랍’, ‘천안함 침몰’ 같은 실제 사건들을 연상케 한다. 결국 주인공 모두는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비극적 결말에 가서는 비장미를 과하게 끌어 올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전쟁과 같은 거대 담론 속에서 죽음으로 삶을 갈구하는 개인들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공연은 3월 27일까지.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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