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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판 ‘알파고’ 등장? ‘제 2의 명텐도’는 안된다고 전해라
[헤럴드경제]국가 차원에서 인공지능 육성에 나섭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九단의 대전을 계기로 인공지능이 과학계의 화두로 떠오른 것이 계기로 보입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한국판 알파고에 대한 기대를 보이면서도 과거 정부주도형 과학 사업의 대표적인 어둠으로 불리는 ‘명텐도’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17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능정보는 인공지능의 상위 개념으로 인공지능의 ‘지능’에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정보’ 기술 분야까지 포함합니다.

당초 정부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지능정보기술 연구소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3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 최근 알파고 신드롬으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적극적인 투자를 받게 된 것입니다.

미래부는 올해 1388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2017년 1800억원, 2018년 2100억원, 2019년 2200억원, 2020년 2300억원으로 매년 투자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렇게 총 1조원의 정부 자금이 투자되는 것은 물론, 민간 자금 2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해 5년간 총 3조5000억원의 비용을 지능정보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입니다.

미래부 측은 “기업 중에는 구글이 가장 선두에 서 있고 IBM도 선두그룹에 합류했지만 아직까지 분명한 선두는 없는 상황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다소 출발이 늦었지만 이번 전략발표는 지능정보기술 분야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각오”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방침에 대해 네티즌들은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우려섞인 시선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철저히 민간기업의 창의적인 발상으로 시작된 구글의 알파고와 달리, 정부가 전면에 나서며 창의성을 잃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닌텐도 DS를 희화화한 명텐도DS / [출처=인터넷 커뮤니티]

그러면서 반면교사의 예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명텐도’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일본 게임기 닌텐도의 합성어인 ‘명텐도’는 2009년 2월 지식경제부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의 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개발해 볼 수 없느냐”는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닌텐도 DS는 2007년 1월 국내에 정식 발매됐다. 단일 기종으로 200만 대 이상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이 대통령은 국산 닌텐도를 만들어 일본에 수출하자고 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알려지자 엄청난 여론의 역풍이 불었는데요. 대부분의 반응은 “수십년의 노하우와 개발 역사를 지닌 닌텐도를 하루 아침에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냐?”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닌텐도 DS를 합성한 사진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죠.

이후 명텐도는 해외의 창의적인 성공 사례를 말 한마디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부 고위층의 대표적인 오류로 자리매김합니다.

여기에 이 전 대통령의 발언 3달 뒤인 2009년 4월 30일 국산 휴대용 게임기가 출시되면서 공교롭게도 명텐도의 실사 버전으로 관심을 받기도 했는데요.

물론 이 게임기는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이 있기 한참 전부터 개발중이던 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게임기는 실패하고 말았는데요. 경쟁력있는 소프트웨어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이 사례는 공교롭게도 하드웨어를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IT 환경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남습니다.

이번 정부의 인공지능 사업 확대는 분명 박수를 치며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막연히 다른 나라에서 잘만들었다는 이유로 우리도 따라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자세로는 명텐도의 전철을 밟을 수 있습니다.

사업의 성과를 정부가 오롯이 주도하려는 자세가 아닌, 민간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지원하는 영혼있는 사업을 기대하는 이유입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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