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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기의 대결 여기는 현장] 바둑 스승 권갑용 “이세돌, 기 빨리는 느낌 받은 듯”
대국장으로 향하는 이세돌 9단

[HOOC=이정아 기자] 이세돌 9단의 바둑 스승인 권갑용 8단(권갑용국제바둑학교 교장)은 12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3국에서 기자와 만나 “이 9단은 이날 배수의 진을 친다는 각오로 경기 초중반에 승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8단은 “엄청나게 두드려도 (알파고가) 반응이 없고 자기 길만 가니까 벽을 치는 느낌이었을 것”이라며 “상대한테 자기의 기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3국을 치르고 있는 이 9단의 표정을 보고 “3국을 지면 어떤 상황이든 지는 것이다. 세돌이 입장에서는 배수의 진을 친다는 각오로 임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번 경기를 하면서 이 9단이 가장 괴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권 8단은 “알파고가 이창호 9단과 같은 바둑을 두고 있다”며 “일단 후반에 가서 승부를 내려하면 안 된다. 초반전 변칙수가 있었는데 이를 합리화하면서 경기에서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알파고가 인간처럼 변칙수를 두면서 바둑을 짜고 있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이번 대국 자체가 이 9단에게 ‘불공정한 게임’이라는 지적도 있다. 인간인 이 9단이 사실상 1000명의 바둑 고수의 훈수를 받고 있는 기계가 같은 조건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는 것. 권 8단은 “기계는 계산에 의해 두고 10시간 둬도 지치지 않고 화장실도 안간다”며 “이 9단은 경기를 하면서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시간에 따른 압박도 있다. 같은 조건으로 두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그동안 바둑을 신격화시키는 면이 있었는데 바둑의 오만과 자만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다”며 “바둑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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