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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손보험료 인상 “비급여 의료비 때문”對 “보험사 부실설계 탓”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올해 초 평균 18~27% 오른 실손의료보험료 인상 원인에 대해 보험업계와 의료계의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지난 9일 오후 2시 광화문 S타워 컨퍼런스룸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개최한 ‘소비자를 위한 실손의료보험 개선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비급여 의료비 관리 미비가 보험사 손해율 증가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에 영향 끼쳤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보험사가 부실하게 상품을 설계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과도한 특약 등 출혈 경쟁한 것이 인상 원인”이라고 맞섰다.

정 연구위원은 “2009년부터 6년간 급여 의료비가 6.7% 증가한 한편 비급여 의료비는 10.2% 증가했다”며 비급여 진료의 적정 수가와 양을 관리하는 조직이 없어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정함으로써 의료기관 진료 유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올 초 실손보험료가 큰 폭으로 인상된 까닭은 2009년 실손의료보험 표준화 이후 당국이 보험료 인상 억제해온 것이 규제 완화로 한꺼번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가입자의 연령 증가와 지속적인 의료비 증가로 매년 10~15%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비급여 의료비 관리 대안으로 비급여 의료행위 코드를 표준화하여 의료기관이 의무적으로 사용케 하고, 의료비와 보험료를 조정하고 의견을 수립하는 상설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정동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도 실손보험료 문제의 원인이 비급여 의료비 급증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교수는 “환자와 의료기관의 정보비대칭, 정부의 가격규제가 비급여 의료비를 증가시킨다”며 “비급여 진료의 수량과 가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인석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보험사가 애초에 상품 설계를 잘못했기 때문에 실손보험료가 증가했다고 반론을 폈다.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상품에서 비급여 통제가 안 되는 부분을 보완하기보다 시장 선점을 위해 과도한 특약을 제시하며 출혈 경쟁한 결과로 손해율이 높아지자 보험료를 인상했다”는 지적이다.

서 이사는 보험사의 손해율이 120% 웃도는 것은 경영부실이 포함됐기 때문이고, 2015년 보험사 당기순이익이 6조3000억에 이르는 상황에서 손해율 때문에 보험료를 인상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서 이사는 실손보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가입자들에게 걷는 보험료 대비 지급하는 보험금의 비율인 실지급률을 공개하고, 일정수준(약 80%) 이하 지급 시 이듬해 가입자에게 해당 금액만큼 돌려주라는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김동현 한림대 의과대학 교수는 민간의료보험의 팽창을 저지하고 공적보험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국민건강보험의 경쟁자로 팽창한 민간의료보험이 가입자와 의료공급자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고 있다”며 “국민건강보험의 낮은 보장률(63%)을 올리고, 저수가를 개선하면서 적정진료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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