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차 시트가죽으로 명품 가방 만듭니다”
최이현‘ 모어댄’ 대표
“폐가죽 재가공 지갑 등 호평
올해 국내외서 4만여개 주문”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등록현황보고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폐차된 자동차는 64만7158대이다. 폐차는 주로 고철 등 높은 금전적 가치를 가진 물질들을 중심으로만 재활용돼 왔다. 최근 들어 고철 외에도 유리, 냉매, 플라스틱 등도 회수돼 재활용되고 있지만, 자동차 카시트에 사용되는 가죽은 철저히 버려져 왔다. 영국에서 폐차로부터 발생하는 매립폐기물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쓰던 한 유학생이 바로 이 가죽에 주목했다. 

최이현 모어댄 대표가 지난 24일 경기도 안산시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안산시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폐가죽을 소재로 가방과 액세서리를 만드는 업체 모어댄의 최이현 대표를 만났다.

최 대표는 “석사 졸업논문 주제로 ‘대한민국 자동차 기업의 지속가능한 사회적 책임활동’을 조사하던 중 폐차의 매립폐기물이 자동차 배기가스 이상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의 원인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며 “영국에서 취업 준비를 하다가 어렵게 유학생활을 하며 연구했던 주제를 그냥 연구로 남겨두기에는 아쉬움이 많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에 창업한 모어댄은 ‘컨티뉴(Continue)’라는 브랜드로 폐차의 천연가죽 시트와 안전벨트를 소재로 만든 가방과 액세서리를 제조하고 있다. 모어댄은 수집한 폐가죽을 7단계에 걸쳐 세척하고, 독자적인 기술로 항균코팅 처리를 해 재가공한다. 재가공된 폐가죽은 모어댄의 디자이너들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가방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업체의 기술자들의 손을 거쳐 가방과 액세서리로 변신한다.

모어댄의 제품은 업사이클링(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해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다. 모어댄은 창업 반년 만인 지난해 1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현지 자동차업체와 비밀유지계약(NDA)을 맺었고, 다음 달 이 업체와 함께 생산한 제품을 출시한다. 또한 모어댄은 같은 달 영국의 윤리적패션협회를 통해 패션쇼에 참가하고 현지 오프라인 매장에도 진출한다. 최근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업체 카카오는 모어댄과 제품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최 대표는 청년창업사관학교 5기 졸업식에서 중소기업청장상 받기도 했다.

최 대표는 “모어댄이 생산하는 지갑은 미국에서 110달러(약 13만6000원) 수준의 고가에 판매되는 등 해외에선 우리의 제품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연간 폐차로 인해 발생하는 폐가죽의 양은 무려 6만7500여t인데, 우리의 제품이 사회적으로 환경문제를 환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모어댄이 올해 들어 국내외에서 주문받은 물량은 약 4만여 개(약 15억원)에 달한다. 모어댄은 앞으로 주문량이 훨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 대표는 “우선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북미와 유럽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디자인과 품질로 먼저 인정을 받은 뒤 윤리적 소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산=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