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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살 신라면 ‘辛기록’은 계속된다
1등라면 자부심 안고 세계공략 20년
식품 브랜드 최초 누적매출 10조원
“해외매출 비중 50% 이상으로 확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라면, 농심 ‘신라면’이 올해로 서른살이 됐다. ‘사나이 울리는 라면’에서 ‘세계인을 울리는 라면’으로 성장하고 있는 신라면의 연대기를 소개한다. 


▶1986~1990년: 국내 최초 매운맛 라면의 탄생=1986년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매운맛 콘셉트의 신(辛)라면이 탄생했다. 신라면은 시장에 출시되자마자 가파른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승승장구했다. 초기 소비자들은 ‘얼큰한 국물 맛도 맛이지만 면이 월등히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많은 소비자들이 ‘辛’자와 ‘幸’자를 혼동해 “행라면 주세요”라고 하기도 했다. 한자를 모르는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푸라면’으로 통했다.

신라면은 출시 첫해 석 달 동안 약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대히트를 예고했다. 이듬해인 1987년엔 매출 180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라면시장에 매운맛 열풍을 몰고 왔다.

신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농심은 1987년 라면 시장 점유율을 46.3%로 끌어올렸고, 1988년엔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53.8%). 1985년부터 국내 라면 시장 1위를 차지한 농심은 신라면 출시 이후 1등 주자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했다.

▶1990~1999년: 국내 1등 라면, 세계 시장에 첫 발=1991년 신라면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라면’으로 등극했다. 농심은 국내 1등 라면의 자부심을 갖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출발지는 중국이었다. 1996년 중국 상해에 첫번째 해외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1998년엔 중국 청도에 스프 생산 전문공장을 준공했다.

신라면이 해외 진출을 시작했을 당시 주변의 시선은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농심은 ‘우리의 기술력과 제품의 차별성이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란 믿음을 갖고, 한국의 신라면 맛을 그대로 현지에 도입했다. 가격 역시 5위안으로 평균 1~3위안이었던 다른 라면과 차별화했다.

일본 시장도 꾸준히 개척해갔다. 88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일본 시장에 신라면 수출을 꾸준히 늘렸다. 슈퍼마켓부터 일본 대표 유통업체인 다이에이(DAIEI), 대형 체인점 등으로 시장을 넓혔다.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일본 최대 편의점 세븐일레븐 전 점포에서도 신라면 판매가 시작됐다. 1999년 신라면은 650만여개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2000~2009년: 최첨단 생산 체제 구축=농심은 ‘세계 시장을 석권하려면 최첨단 생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시스템이 컴퓨터로 자동 제어되고, 안정화된 시스템에서 식품 안전까지 완벽하게 제어하는 ‘꿈의 공장’. 2001년 농심 ‘구미 첨단모델공장’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구미 첨단모델공장은 생산부터 물류까지 무인자동화시스템으로 운영된다. 5개의 초고속라인에서 신라면을 분당 최대 3000개까지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2010~2016년: 세계인의 식품으로=현재 신라면은 약 100여개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국내ㆍ외에서 연간 약 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말엔 누적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식품업계에서 단일 브랜드로는 최초의 일이다.

해외교포들이나 관광객들 사이에서 신라면은 ‘식품업계의 반도체’로 불리며 새로운 식품한류 신화를 쓰고 있다. 일본, 중국에서부터 스위스, 중동, 칠레까지 세계 방방곡곡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은 누적매출 10조원 달성으로 글로벌 식품브랜드 계열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며 “현재 35% 수준인 신라면의 해외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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