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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98%로도 성에 안 차 全분야 ARM솔루션 적용 욕심”
제임스 브루스 ‘ARM’ 모바일솔루션 총괄


[바르셀로나(스페인)=이혜미 기자] 전 세계 스마트폰의 98%가 이 업체의 손길을 거쳐 시장에 나온다. 반도체 설계 지적재산권(IP) 분야를 선도하는 ‘ARM(암)’의 이야기다. 스마트폰을 포함, 태블릿,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ARM 시장 점유율은 85%(2015년 4분기 기준)에 달한다. 직원 수는 전 세계 4000여 명. 여느 글로벌 IT 기업에 비해 작은 규모이지만, 업계에서의 영향력 만큼은 따라갈 자가 없다.

ARM의 주요 업무는 각종 반도체의 설계도를 그려 납품하는 일이다. 애플, 삼성, 퀄컴, 엔비디아 등의 유명 반도체(AP) 제조사 대부분이 ARM에 밑그림을 맡긴다. ARM은 반도체 IP를 제공하고, 라이선스 비용과 기기 판매 당 로열티를 받는다.

지난 해엔 무려 140억 개의 ‘ARM표’ 반도체가 출하됐다. 저전력 고성능을 추구하는 ARM의 프로세서는 특히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와 사물인터넷(IoT) 단말기에 최적화 됐다. 스마트폰 업계의 성장 정체에도, 내리막 길을 걷지 않을 수 있는 동력을 이미 갖춘 셈이다.

‘MWC 2016’ 기간 중,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피라 그란비아의 ARM 부스에서 제임스 브루스 <사진>모바일솔루션 총괄을 만났다. 제임스 브루스는 ARM에서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세계적인 반도체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에코 생태계를 구축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그는 설립 26년 만에 고속 성장한 ARM에 대해 “단지 효율적인 전력의 프로세서를 만들었던 것 뿐이라 이 같은 성장은 예상 못했다”며 “특히 32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MCU)가 이렇게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하지 못했다. 특정 타깃을 보고 제품을 만든다기 보다, 기본적인 기술을 제공하면 OEM들이 다양하게 활용한다. 묵묵히 기본적인 기술을 제공한 것이 통한 셈”이라고 말했다.

ARM은 영국의 컴퓨터 제조사 에이콘에서 떨어져나온 업체다. 본래 컴퓨터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니, 반도체 설계부터 제작까지 도맡을 법 한데 밑그림만 그린다. 이유는 간단했다. 에이콘 때 칩을 만들어 완성품 제조까지 했는데, 당시 경험으로는 에이콘 외 타사로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기가 힘들었다. 라이선싱 모델로 바꾸면서, 당사의 기술력을 여러 제품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올해 MWC의 화두는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기술이다. 이와 관련해 브루스 총괄은 “기본적으로 성능을 높이면서 효율도 같이 높이는 기술이 분야에 관계 없이 중요하다. VR의 경우 해상도는 4K, 1초에 120프레임 이상 처리할 수 있어야 어지럼증과 같은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전력 효율적으로 어떻게 성능을 더 높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물인터넷 구현을 위해선 긴 배터리 수명이 요구되기 때문에, ARM의 전력 효율 칩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제임스 브루스 총괄은 거의 매년 MWC에 참석하고 있다. 이곳에서 협력사들과 교류하는 것은 물론, 자사의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 그는 “우리의 칩이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재미있는 물품으로 나오기도 하는 걸 보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스에 들러 새로운 스마트폰을 봤는데, 생각지 못한 기능들이 재미있었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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