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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칼럼 -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자산관리의 원칙, 상식에서 찾아야
아직은 쌀쌀한 날씨이지만 계절의 변화가 감지된다. 설 이후 뺨을 스치는 바람은 한없이 부드럽고, 포근했다. 겨우내 얼었던 산골짝 냇물의 졸졸거리는 소리도 경쾌했다. 조만간 초록빛 새싹도 돋고, 꽃망울도 피어오르고 따사로운 햇볕도 가깝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연말연시 밤 행사로 인해 헤매었던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2월 말로 접어드니 참으로 시간 흐름이 빠르다.

빠르게 시간이 흘러가기 때문인지 심사가 조급해진 듯하다. 특히 필자가 자주 접하는 연령 계층들은 늘어나는 수명을 인식해서 인지 자산관리와 관련해서 조급해하는 것 같다. 이 때문에 이러저러한 모임에 참석하면 참석자들로부터 주식 한두 종목을 추천해 달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욕심 없이 더도 말고 한두 개인데, 증권업계 34년 근무 중 상당기간을 리서치에서 많은 정보를 다루었고 현재는 증권사 대표이니 그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인 듯하다.

그러나 필자는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 그간 주식을 비롯하여 금융과 경제 흐름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대응을 강구했지, 종목 단위까지 흐름을 파악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의 조언은 원칙적 포트폴리오와 기대수익 대비 위험이란 매우 고리타분한 이론을 소개하는데 그친다. 그쯤 되면 화제는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필자 본인은 스스로 초라해진다. 필자는 한두 종목도 언급하지 않는 인색한이거나, 입만 나불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자산관리에 있어서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격언을 중시한다. 또 모든 것을 상식선에서 판단하여야 하는 점도 누누이 강조하는데, 필자는 상식이 최고의 기준판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필자는 늘 경제이론과 각 시점에서 벌어지는 경제현상을 상식선에서 판단해왔다.

돌이켜보면 원론에서 벗어난 판단이 한 두 번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누적 결과가 좋은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실제로 필자는 한두 번 낸 성과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여기는 경우와 시장여건이 좋아 잘 운용될 때 자만에 빠지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 우연이나 행운을 실력으로 착각한 것인데, 이렇게 자기도취에 빠지면 종국에 큰 낭패를 겪기 마련이다.

더구나 현재 상황은 세계경제가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기에 자산운용에서 조급함은 자제한다. 물론 모든 국가가 경기부양을 위해 온갖 정책수단을 동원하는 만큼 세계경제가 파국으로 몰릴 상황은 아니라 여겨진다. 현재 각국 정부는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는 여하한 방법이라도 강구하겠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주요 국가들이 ‘마이너스’ 금리란 수단까지 채택한 것이 그 사례이다.

그러나 세계경제는 과다 부채, 빠른 고령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 결여로부터 큰 부담을 받고 있다. 부연하면 많은 부채는 미래의 소득과 소비를 앞당겨 쓴 결과이어서, 경기회복을 촉발하는 소비를 제약한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으로 노령화까지 겹치다 보니 소비를 늘릴 겨를이 없어졌다. 게다가 기계화, 자동화 등으로 인해 그간 웬만큼 급여를 지불했던 보편적인 일자리마저도 늘지 않는다. 또 생산설비는 구조조정이 시급할 정도로 과잉인데, 거론된 모든 사안은 대체로 모든 국가에서 발생되는 공통 현상이다. 때문에 지극히 원론적인 자산구성, 자산보유 기간 및 투자시점 다양화란 포트폴리오를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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