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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비용절감 대신 신규투자로 의료질 높여 적자투성이‘산재병원’ 흑자전환 성공”
“적자가 난다고 비용절감만하는 그런 마른수건 쥐어짜기로는 한계가 있지요. 그럴 때일수록 오히려 돈을 써야 할 곳에는 쓰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이 병원 정상화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10개 소속 병원을 취임 2년만에 흑자기조로 돌려놓은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밝힌 비결이다. 당시 공단이 직영하는 10개의 병원은 경영합리화에 따른 비용절감이 반복되면서 시설은 낙후되고 환자들이 외면하면서 적자가 더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다른 결정을 내린다. 비용절감 대신 신규투자로 의료의 질을 높이는 길을 택했다. 이 이사장은 “산재병원을 특수병원으로 인식해 국민들이 찾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해 인천산재병원을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등으로 이름을 바꾸고, 노후시설을 개선을 통해 쾌적한 환경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고 고객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찾는 환자들이 많아졌다”며 협력적 노사분위기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2013년 225억원이던 10개 직영 병원의 적자는 2014년 48억으로 급감했고 2015년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인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경영수지 균형을 달성했다. 공공병원으로선 보기드문 경영성과여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정도다.

이 이사장은 전문화의 길도 개척했다. 대구병원 등 7개 직영병원은 첨단시설과 장비를 갖춘 재활전문센터를 두고 명품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재활은 산재근로자의 조속한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공단의 대의와도 맞아떨어진다. “국내 대형병원 모두 통틀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제외하고 최고의 재활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이 이사장의 말에는 자부심이 물씬 묻어났다.

이 이사장은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재활수가가 높은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너무 낮아 수익성 때문에 대형병원들이 외면하고 있고, 더군다나 재활수가 표준화가 돼있지 않아 상처별로 수가가 다르다”며 “서울대병원과 합동 진료ㆍ연구를 통해 수술이 끝난 ‘아급성기’ 환자의 재활 수가개발을 진행하는 등 산재 의료재활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재보험은 근로자가 재해 이후 다시 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2020년까지 산재근로자의 직업복귀 비율을 75%(지난해 56.8%)로 공격적으로 잡았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재활전문가 ‘잡코디네이터’가 특성별, 개인별 재활계획을 수립하고, 요양 재활 보상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맞춤형통합서비스’를 도입해 직업ㆍ사회 복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올해붙터 시행되는 산재근로자 대체인력 지원사업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요즘도 산재보험의 사회안전망 기능과 근로자복지서비스 강화, 직영병원의 경쟁력 확보 등으로 분주한 날을 보내고 있다. 국회에서 논의 중에 있는 출퇴근재해 도입에 대비해 자체 TF팀을 구성하고 대국민 홍보, 제도 운영을 위한 조직설계, 소요재원에 대비한 기금운용 계획 등을 짜느라 바쁘다. 여기에 카드ㆍ대출모집인,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 확대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준비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또한, 근로복지서비스 강화 및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 위해 근로자의 체불임금을 대신 지급해주는 ‘소액체당금제도’를 활성화해 저소득ㆍ임금체불 근로자 및 근로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직장어린이집 확충 등 일 가정 양립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직영병원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후된 병원 시설개선, 의료장비 현대화, 의료필수인력 증원, 서울대학병원과의 합동 진료 및 연구 등으로 직영병원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근로자복지전담기관으로서 혁신을 통해 고객을 먼저 생각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개선하는 역량을 높여나가 ‘일하는 사람이 믿고 의지하는 세계최고 수준의 사회보장서비스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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