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교육 실현의 대표적인 예가 이스라엘의 ‘티팟 할라브 (Tipat Halav) 공공 센터’다. 티팟 할라브에선 임신 단계부터 출산, 나아가 부모로서의 역할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전 국민에게 다방면의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교육 내용도 단순히 출산과 관련된 정도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무엇이 어떻게 필요한지 등을 담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에도 자녀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커지며 지난 1979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부모 교육이 실시돼 왔다. ‘부모들의 자녀 발달 및 욕구에 관한 이해력 향상’, ‘지역사회 내 부모와 전문가 사이의 연결고리를 형성’ 등이 그 목적이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최근 한 연설에서 모든 부모들에게 정부에서 지원하는 부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권해 눈길을 끌었다. 캐머런 총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모 뿐 아니라 모든 부모들이 ‘올바른 교육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자녀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자녀를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치는 것인지 등에 대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모 교육에 대한 관심은 미국도 상당하다. 이미 1964년 당시 린든 존슨 미 대통령이 ‘빈곤퇴치전쟁(War on Poverty)’을 선포하면서 ‘헤드 스타트(Head Start)운동’ 등 부모 교육을 중심으로 한 정부 프로그램이 실시됐다. 또 몇년 전부턴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아동학대 전문 소아과 의사들은 “운전을 하거나 미국의 시민이 되기 위해선 시험에 합격해야 하는데 부모가 될 자격을 얻기 위한 시험은 없다”며 “부모가 자녀 교육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면 자녀 교육을 더욱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부모 교육이 아동학대 예방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지속적인 부모 교육을 통해 미국 내에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확실하게 자리 잡음에 따라 아동학대 신고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아동학대 신고율이 29%인 반면, 미국은 60%가량으로 약 2배 이상 높다.
김성훈 이화여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아동 학대가 물론 개인적 요인도 있겠지만, 사회 안전망, 복지 제도가 미비할 때 자주 나온다”며 “개인의 성격까지 법과 제도로 바꿀 순 없겠지만, 사회적 분위기와 환경을 잘 조성한다면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들도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모 교육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또 변미희 백석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부모 교육은 아동 학대의 예방적인 차원”이라며, “하지만 부모 교육만으론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부분도 있으니 실질적 지원과 피해아동과 분리 등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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