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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보검 “고딩땐 가수가 꿈…배우의 길 후회없어요”
‘응팔’ 최택役으로 대세 배우 예약
팬카페 회원 5만명…데뷔때의 10배
올 목표 ‘함께 연기하고싶은 배우’ 1위
더 늦기전 교복입는 작품 하고싶어



“하얀 피부와 소년의 눈망울, 기본기를 갖춘 연기력.”

차세대 스타를 찾기에 분주한 연예계에서 배우 박보검(23)은 업계 관계자들이 이미 주목했던 얼굴이다. 2011년 영화 ‘블라인드’로 데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아울렀다. 청춘스타에 어울리는 외모에 연기력을 갖춘 신인이라는 점에서였다. 


지난 5년간 쌓은 필모그래피도 적지 않다. ‘각시탈’(KBS2ㆍ2012)에서 얼굴을 비춘 이후 SBS 주말드라마 ‘원더풀 마마’(2013)를 통해 첫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참 좋은 시절(KBS2ㆍ2014)’에선 이서진의 아역을 연기했고, ‘내일도 칸타빌레’(KBS2ㆍ2014)에선 천재 첼리스트로 열연했다. ‘너를 기억해’(KBS2ㆍ2015)는 박보검에게 수많은 수상의 기쁨을 안겨준 드라마였다. 비단 ‘응답하라 1988’(tvN)이 아니었어도 박보검은 이미 업계 관계자들이 먼저 주목했으며, 결국 ‘뜰 사람은 뜬다’는 업계 불문율이 통하는 연기자였다는 이야기다.

‘응팔’은 다만 뜨기까지의 시간을 줄여준 드라마였다. ‘응팔’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박보검을 주목하게 됐다. “와아. 팬카페 회원이 5만명이 됐어요.” 진작에 눈 여겨봤던 팬들도 있었지만, 데뷔 초에 비하면 무려 10배나 늘었다. 드라마 속 택이처럼 입을 ‘아’ 벌린 채 웃으며 말하는 모습에선 여전히 소년다움이 묻어난다. “더 늦기 전에 교복을 입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한다.

‘응답하라 1988’을 마치고 포상휴가를 떠났다가, ‘뮤직뱅크’(KBS2) 생방송차 귀국했던 박보검은 다시 ‘꽃보다 청춘’(tvN) 촬영을 위해 나미비아로 향했다. 지난 2일 귀국해 인터뷰 일정을 소화 중인 박보검을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하얗던 피부가 새까맣게 탔다. ‘초코우유’, ‘구운 계란’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공항 사진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참 많이도 놀란 듯 했다. “나영석 PD가 잘못했네.” 이런 댓글까지 등장했다. “선크림도 꼼꼼히 발랐는데 왜 이럴까요? 너무 많이 발라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뒤늦게 드라마를 곱씹는 자리이지만 박보검에게선 꽤 자주 택이의 모습이 비쳤다. 한 마디 한 마디 신중하게, 또박또박 생각을 전한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웃음이 불쑥 튀어나온다. 박보검에 대한 업계 평판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와 함께 작업했던 관계자들은 “겸손한 연기자”, “인성이 바른 연기자”, “순둥이”라는 말로 박보검을 설명한다. 드라마 속 바둑소년 최택과도 많이 닮았다.

“조용하고 진지하고, 연애를 할 때도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는 점들이 닮았어요. 택이만큼 바둑을 잘 두진 못 해요. 그러고 보니 택이는 담배도 잘 피고, 술도 마시고, 동룡이랑 야한 것도 보고…할 건 다 했네요.(웃음)”

박보검은 술, 담배를 하지 않는다. “술은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술 마신 사람처럼 즐겁게 놀 수 있다”고 자신한다.

박보검 역시 다른 배우들처럼 몇 차례의 오디션을 통해 ‘응답하라 1988’에 합류했다. 여러 배역의 대본으로 오디션을 봤다. ‘응팔’ 이전에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얼굴을 알렸으나, 최택 캐릭터는 박보검이 걸어나온 듯한 모습이었다. 배우의 있는 그대로의 실제 모습을 끌어내 대본에 녹이고, 영상에 담아내는 제작진의 역량은 이번에도 일품이었다.

사실 박보검은 고교 시절 배우가 아닌 가수를 꿈 꿨다. 방송반 활동을 하며 다양한 음악을 접했고, 그 무렵 2AM의 ‘이 노래’ 데모 테이프를 연예기획사에 보내기도 했다. 지금의 소속사를 만난 것도 그 덕분이었다. 가수의 꿈은 접었으나, “미련이나 후회는 없다”고 한다. ‘연기의 재미’를 부쩍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택이가 아빠한테 분홍색 장갑을 선물하는 장면이었어요.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데, 말하지 못 하는 장면. 아빠가 택이한테 너처럼 친한 친구가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장면도요. 사람의 눈을 보고 연기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에요. 더 짜릿하고, 감동적이고…”

배우로서 만난 ‘연기의 쾌감’은 상대 배우와 주고받은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었다. 박보검에게 이 ‘멋진 경험’을 알려준 건 드라마 ‘원더풀 마마’였다. “처음 데뷔했을 땐 미숙하고 서툴러 내 앞에 있는 대본을 외우기에 급급했다”고 한다. “ ‘원더풀 마마’ 때 사람의 눈을 보고 연기하는 것에 쾌감을 느꼈어요. 쾌감, 그 이상이요. 제가 그 안에 빠져있다는 걸 느꼈고, 연기가 아니라 그 캐릭터가 곧 제가 되는 경험이었어요. 그 때부터 눈빛이 좋은 배우, 눈으로 말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본에 없는 등장인물의 일대기를 상상하고,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100%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드러나지 않은 인물의 감정을 머릿속으로 그려봤던 노력의 과정들이 연기자 박보검의 눈을 반짝이게 만들었다. “아직은 해본 게 많이 없어 맡겨만 주면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한다.

“2016년의 목표가 있어요. 박보검과 연기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이미 많은 연기자들이 박보검을 ‘함께 하고 싶은 배우’로 꼽고 있다. 박보검에게도 함께 하고 싶은 배우들이 있다. “어어…이야기해도 되나?” 박보검의 눈이 또 동그래졌다. 이미 머릿속으론 그 배우와 함께 연기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저보단 어리지만 여진구 선배님과 해보고 싶어요. 연기력도 깊고, 캐릭터 분석력도 뛰어나고.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쑥스럽다”며 박보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그러다 또 다시 해맑게 웃으며 뭔가가 떠오른듯 말을 이었다. “회사 식구들이요! 차태현 형, 송중기 형이랑 연기해보고 싶어요. 식구로서가 아닌 현장에서 만나는 연기 선배, 형들의 모습이 어떨지 너무 궁금해요.” 같은 소속사 배우들과 유달리 돈독하다. “가족”이라고 한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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