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中스마트폰의 明暗]화웨이의 도전 “이제부터 시작이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마오쩌둥(毛澤東)은 중국 공산당 정부 건국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또 우리에게는 6ㆍ25 전쟁과 이산의 아픔을 선물한 주역 중 하나기도 하다.

지금의 중국은 마오쩌둥 때와는 180도 달라졌다.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일당독제 체제지만, 경제적으로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자본주의’ 국가다. 하지만 마오쩌둥은 아직도 중국인들에게 상징성이 큰 인물이다. 중국 IT 산업을 대표하는 화웨이와 샤오미 안에도 마오쩌둥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화웨이의 창업주 런징페이는 인민해방군 통신분야 기술장교 출신이다. 전역 후 1987년 당시 44세의 나이에 단돈 2만1000위안을 손에 쥐고 중국 선전(深)에서 통신장비 전문기업 화웨이(華爲)를 세웠다. 중국의 굴기(堀起·도약)를 위해 행동에 나선다는 뜻으로 ‘화웨이’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런정페이의 리더십에는 마오쩌둥의 공산당 혁명이 짙게 깔려있다. 군생활에서 배운 농촌에서 혁명을 일으켜 도시로 포위해 들어간 마오쩌둥의 전술과 철학은 대형 업체가 장악한 대도시 대신 지방에서 힘을 길러 도시로 진출한, 또 중국과 제3세계에서 시작해 유럽과 한국, 미국까지 노리는 경영 방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화웨이는 마침내 세계 정복 전쟁에서 ‘큰 성과’를 올렸다. 중저가 스마트폰 ‘P8 라이트’가 텐밀리언셀러의 금자탑을 세운 것이다. 화웨이는 지난 4월 유럽에서 출시한 실속형 스마트폰 ‘화웨이 P8 라이트(Huawei P8 lite)’가 출시 9개월만에 출하량 10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화웨이 플래그십 제품인 ‘화웨이 P8(Huawei P8)’ 시리즈의 전체 출하량도 1600만 대를 넘어섰다. 



세계적으로 단일 모델로 1000만대를 넘어선 스마트폰은 손에 꼽을 정도다. 특히 소비자들의 경제력과 기호, 국가별 특성 등을 반영해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는 최근 스마트폰 트랜드가 정착되면서 텐밀리언셀러는 찾아보기 힘든 기록이다. 한 가지 제품만을 만들어 파는 애플, 그리고 세계 1위인 삼성전자 제품 중에서도 ‘갤럭시S’ 시리즈 6종과 ‘갤럭시 노트’ 시리즈 4종 정도만이 가지고 있는 기록이다.

최근 화웨이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로 올라선 자신들의 업적을 7가지 상징적인 숫자로 대대적으로 자랑했다. 지난해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은 20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전해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화웨이는 이에 대해 “전 세계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새로운 플래그십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중·고급 스마트폰 시장에 전략적으로 집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1억8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연산 1억대 고지를 밟은 세 번째 글로벌 기업이다. 연간 1억 800만대라는 수치는 화웨이 스마트폰이 1초당 3대씩 팔렸다는 의미로 이어진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9.8%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화웨이는 44%나 성장했다. 그 결과 중국 내 부동의 1위는 물론이고,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스위스, 포르투갈 같은 유럽과 아프리카 주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다보니 ‘화웨이’라는 이름값도 덩달아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화웨이의 브랜드 인지도는 2014년 65%에서 2015년 76%로 증가했다.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선정한 ‘2015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88위를 차지하고, ‘2015 브랜드Z 글로벌 100대 기업’ 70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덤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CES2016은 이런 화웨이의 자신감이 넘처난 무대였다. 신제품 공개 행사장은 시작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미리 초대장을 받지 못한 미디어 관계자들은 입장이 거부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1000명이 몰렸고 빈 자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세계 3번째로 연간 1억대 스마트폰 판매 기록을 세운 지난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은 신제품 ‘메이드8’ 공개로 이어졌다. 화웨이가 독자적으로 만든 AP와 이미지 프로세서를 사용했음을 강조했다. 퀄컴 스냅드래곤820과 애플의 A8, 그리고 삼성전자의 엑시노스를 만든 14나도 삼성전자 파운드리보다 대만 TSMC에서 찍어낸 자사 프로세서가 전력 효율에서 더 뛰어나다는 것을 숫자로 보여주는 자랑도 이어졌다. 통상 자사 완제품 위주로 전력효율 향상을 강조하는 삼성전자나 애플의 발표회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choij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