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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칼럼-김형기 셀트리온 대표이사 사장]글로벌 제약강국의 꿈 머지않았다
우리나라는 지난 60여년 섬유, 화학, 중공업, 전기전자, 자동차 등을 동력으로 성장해왔다. 앞 세대 기업인들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다음세대를 위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왔으며, 이것이 오늘날 한국경제의 바탕이 됐다.

그러나 한국경제를 받쳐왔던 이 산업군이 고비용 생산구조로 성장의 한계에 이르렀다. 이제 기업과 정부는 그 벽을 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세계로 옮겨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산업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그 흐름의 선두에는 바이오제약이 있다.

우리 제약기업들은 오랫동안 복제약에 기반한 합성화학약품 위주의 내수시장에 집중해왔다. 이의 반성에서 고부가가치를 지닌 바이오신약의 폭발적인 성장에 눈을 돌린 일부 기업들이 잇따라 연구개발 투자에 나섰다. 최근에는 핵심 기술과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등 결실도 맺는 중이다.

그러나 잇달아 터진 좋은 소식에도 불구하고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일부 기업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개발해낸 기술을 직접 생산·유통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에 기술을 수출함으로써 내재된 엄청난 가치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우리 기업들이 아직 투자위험을 감수할만한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한 탓이 크다.

바이오제약 기업이 기술을 상용화해 제품을 양산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신약개발을 중도 포기하고 일찌감치 후보물질을 헐값에 넘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유럽 선진국들은 이러한 사태를 막고자 바이오제약산업을 국가 차원의 육성책을 통해 키워왔다. 특히 스위스는 다양한 투자활성화 정책과 혁신기업 보상책을 통해 노바티스, 로슈, 등 세계적인 제약기업을 배출해냈다.

인구 1100만명, 서울 인구와 비슷한 규모의 벨기에 역시 스위스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낸 사례다. 매년 국가R&D 투자금의 40%에 이르는 15억유로(2조133억원)를 제약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임상시험의 전문성을 높였다. 벨기에는 이러한 산업클러스터를 바탕으로 비교적 단기간에 제약 신흥강국으로 떠올랐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바이오제약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면 이들처럼 규모를 갖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함으로써 신약개발 환경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들 기업이 글로벌 제품을 바탕으로 1000조원에 이르는 세계 제약시장의 10% 이상을 점유하고, 이를 통해 연구개발-투자-글로벌마케팅을 아우르는 사업기반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정부도 이런 의견에 공감해 각종 제약산업 육성책을 마련하고 있다. 2020년까지 세계 7대 제약강국으로 도약한다는 ‘파마코리아(Pharma Korea) 2020’ 비전 아래 연구개발 및 수출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올 초에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신성장동력 분야 연구개발에 2년간 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 국민들도 바이오제약산업을 적극 응원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되면 바이오제약산업이 차세대 국가 주요산업으로, 나라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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