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4주년 ‘수요집회’ “‘위안부 굴욕 합의’ 규탄”…어버이연합과 큰 충돌없어
-시민 1000여명 집회 참여…윤미향 정대협 대표 “‘소녀상’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것”

-이용수 할머니 “89세…운동하기 딱 좋은 나이”…수도권 지자체장 32명도 “협상 무효”

-같은 장소 ‘맞불집회’ 어버이연합 “日정부 위안부 사과 환영”…‘아베 사죄 퍼포먼스’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수요집회’가 6일로 24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정대협과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에 “2차대전 당시 일본군 대상 위안부를 동원한 데 대해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하라”고 요구해 왔다. 

이날 낮 12시에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제1212차 ‘수요집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8) 할머니를 비롯해 야당 국회의원과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 시민ㆍ사회단체, 대학생ㆍ시민 등 약 1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해 지난해 말 한ㆍ일 외교 장관 회담에서 타결된 ‘위안부 합의’를 강하게 규탄했다.
이날 집회는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ㆍ김서경 작가가 만든 ‘첫 위안부 증언 피해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석고상을 단상에 모셔놓고 진행됐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1992년부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입을 열어 유엔과 전 세계를 돌며 증언에 나섰을 때 정부는 일본이 불편할까봐 침묵하기만 했다”며 “(지금까지 성과를 이룬 것은) 모두 피해자들이 만든 국제 외교였다”고 지적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그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일본 총리의 가면을 쓴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사과를 위해 몽둥이로 맞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들은 퍼포먼스 직전 소녀상 인근 지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타결한 한ㆍ일 외교 장관 회담 결과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윤 대표는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2011년 결정이 나온 뒤에야 일본 정부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이번과 같은 ‘굴욕적인 합의’를 정부가 체결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대협은 다른 22개 단체와 함께 구성한 ‘평화비(평화의 소녀상) 전국연대’ 명의의 특별 선언을 통해 “‘평화비’는 시민의 바람과 의지가 담긴 공공의 재산이며 국제사회가 함께 공유하는 평화 운동의 상징물”이라며 “‘평화비(소녀상)’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소녀상 철거 시도를 막겠다며 노숙 농성을 벌이는 학생들을 언급하며 “학생들이 이 추운데 맨땅에 앉아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 학생들과 후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기 위해 절대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89세(우리 나이)는 운동하기 딱 좋은 나이이니 내가 앞장서겠다”고 학생들을 격려하고 투쟁을 다짐했다.

참석한 야당 의원들도 정부의 ‘합의’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의원은 “정부가 국정교과서를 통해 역사를 지우듯이 소녀상도 은근슬쩍 지우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정부가 10억엔을 받고 일본에 너무 많은 것을 내줬다”고 말했다.

야권 소속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 32명은 이날 집회에서 “한ㆍ일 위안부 협상이 무효”라는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소녀상’이 설치된 종로구의 김영종 구청장 등 서울 지역 15개 지자체장과 박우섭 남구청장 등 인천 지역 2개, 채인석 화성시장 등 경기 지역 15개 지자체장 명의로 발표한 공동 선언문은 “한ㆍ일 협상안이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배제했고, 공식 사죄와 법적배상이라는 핵심 조건이 빠졌다”며 원점에서 전면 재협상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각지의 ‘소녀상’ 앞 또는 도심에서 동시다발 집회로 열렸다. 해외에서도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 앞과 외무성 앞을 비롯해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1개국 25개 도시에서 집회와 1인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다.

아울러 이날 ‘수요집회’가 끝난 직후 보수 진영 시민단체인 어버이연합은 같은 장소에서 맞불 집회를 개최하려다 앞서 집회에 참석했던 일부 참가자들과 사소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어버이연합은 당초 오후 1시 집회를 시작하려고 했으나 ’수요집회‘가 길어지면서 인근에서 대기하던 중 이날 오후 2시께, 집회를 마무리하고 있던 이들과 장소 문제로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주변에 대기중이던 경찰이 즉각 개입한 덕분에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어버이연합은 이날 집회에서 “일본 정부의 위안부 사과를 적극 환영한다”며 “그러나 돈을 앞세워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이번 합의는 외교적 결실이자 박 대통령의 용단 덕분이었다”며 정대협을 향해 “더 이상 나라를 흔들지 말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소녀상’ 철거 요구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버이연합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그의 외조부인 ‘전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일본 총리가 ’소녀상‘에게 사죄해야 한다”며 일부 회원이 아베 총리와 기시 전 총리의 가면을 쓰고 ’소녀상‘에게 사과하고 몽둥이로 맞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