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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 수퍼파워 사우디vs이란, 일촉즉발 ...초저유가 끝나나
석유공급 차질 우려 큰 폭 반등 가능성
일부선 “긴장관계 제한적…영향 없을 것”


중동의 종파간 갈등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으면서 가뜩이나 불확실한 변동성으로 널뛰기를 하고 있는 유가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특히 석유수출기구(OPEC)에서 원유생산 1~2위를 다투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간 긴장 관계가 심화될 경우 바닥을 치고 있는 유가가 큰 폭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산 두바이유가 수입 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 성격이 짙은 시리아와 예맨 내전에도 불구하고 브랜트유는 지난해 폭락을 거듭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브랜트유는 지난해에만 35% 급락해 배럴당 37.28달러에 그쳤다. 특히 원유 과다 공급이 계속되면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약 5년 4개월만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P)에 역전되는 수모도 겪었다.

하지만 이번 사우디와 이란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게 되면 상황이 급반전될 수 밖에 없다.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쿼츠에 따르면 사우디와 이란간 갈등의 정도에 따라 유가는 크게 뛰었다가 갈등이 완화되면 다시 폭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수니파와 시아파간 종파 갈등을 기반으로 한 긴장 관계가 정점에 다다르면서 유가도 하락세를 뒤집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중동 정세의 급격한 변화로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석유의 몸값이 높아지는 탓이다. 일각에선 1970년대 오일쇼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동의 종파간 갈등에 불을 지핀 사우디의 시아파 성직자 처형결정과 이란과의 외교관계 단절 배경에는 사우디 동쪽, 걸프연안 아와르라는 유전지대가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아와르 유전지대는 대부분 시아파가 장악하고 있는 곳으로, 이란의 금수조치 해제 등과 맞물려 이란의 영향력이 사우디 내부로 확대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걸프연안 최대 산유생산지로 꼽히는 아와르 유전지대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동 전쟁에 따른 1973년 제1차 오일쇼크 당시에도 석유수출기구(OPEC)는 일방적으로 원유 고시 가격을 17% 인상하고 감산 방침을 발표해 전 세계를 석유 확보 전쟁과 불황으로 밀어 넣은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우디아 이란의 긴장 관계가 가시화된 것이 최근 들어 처음도 아니고, 그간 관계 악화 속에서도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는 점을 들어 이번 갈등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과거와는 달리 중동이 석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낮아지면서 양국 관계 악화가 유가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셰일가스 혁명으로 미국이 에너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은 최근 원유 수출 금지도 해제했다. 사우디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석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사우디와 이란간 이번 갈등이 외교관계 단절선언으로 까지 이어지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유가 역시 향방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유가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눈도 사우디와 이란과의 관계로 집중되고 있다. 34~37달러선에 머물고 있는 석유에 투자했다가 유가가 반등하면 대거 팔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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