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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택시’ 명사 대체한 ‘카카오택시’, “돈 벌려고 하면 사람들 떠나”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나 카카오택시 좀 불러줘.”

카카오의 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가 어느덧 ‘콜택시’를 대체하는 보통명사로 자리잡았다. 더이상 추운 날씨에 길에서 떨며 택시를 잡을 필요가 없다. 택시가 잘 다니지 않는 시간 대에 귀가하거나, 외진 곳에서 택시를 부를 때도 요긴하다. 

카카오택시는 스마트폰의 위치위성확인시스템(GPS)과 연동, 호출자의 위치를 확인해 가장 가까운 택시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3월 서비스를 시작해 한 달 반여 만에 누적 호출 수 100만 건을 기록했다. 이어 8개월 만에 5000만 건에 달하는 누적 호출 수를 올렸다. 하루 호출 수만 60만 건. 회원으로 등록된 기사 수는 전국 택시 면허 보유자의 70%에 이른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일군 성과다.


처음 카카오택시 서비스가 세상에 나왔을 때 대중의 반응은 ‘이게 과연 될까’였다. 택시가 오길 기다리느니 길에서 잡아타고 가는 것이 더 빠르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기존 콜비 1000원을 내고 익숙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물론 이 가운데는 기존 콜택시 서비스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의견도 있었다. 카카오는 여기에 집중했다.

시간대와 장소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카카오택시는 기존 콜택시보다 배차가 비교적 빠른 편이다. GPS 기능을 통해 차량이 내 위치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택시 기사의 사진과 실명, 차량 번호 등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늦은 시각에 이용해도 상대적으로 불안감이 덜하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엔 가족이나 지인에게 안심 귀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편의 기능도 제공된다.

카카오택시는 택시 이용자들은 물론, 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사전 조사와 지속적인 의견 수렴을 통해 생활밀착 서비스로 자리 잡아갔다. 강유경 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 파트장에 따르면,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기획할 무렵 정주환 비즈니스총괄 부사장은 ‘일하는 사람들의 품격을 높여주는 게 서비스가 지향해야 할 올바른 방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 택시기사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애로사항을 꾸준히 접했다. ‘모바일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가 오프라인까지 잘할 수는 없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체험하고 (서비스에 반영할 것을)발견하겠다는 취지’였다.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에는 오히려 더 바빠졌다. 이용자들의 의견이 쏟아져 들어오다보니, 이를 토대로 기술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테스트하길 반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3월 출시 당시만 해도 카카오택시엔 내비게이션 연동 기능이 없었다.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필요하다는 기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3일 만에 ‘김기사’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카카오택시 앱에 도입했다.

이처럼 손이 많이 가는 서비스지만, 카카오택시는 콜비를 받지 않는다. 시범 운영 기간에만 콜비를 면제하려고 했던 것이 아예 굳어진 것이다. 택시기사들이 카카오 측에 내는 수수료도 없다. 앱에 광고를 싣지도 않으니 이리저리 살펴봐도 수익이 날 구멍이 없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한동안은 콜비를 부과할 생각이 없다. 대신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카카오택시 블랙)나 대리운전 서비스(카카오 드라이버) 등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강유경 파트장은 “당장 눈 앞에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단편적인 것 같다. 조금 사람이 모였다고 ‘이제 돈 벌어야지’ 하면 사람들은 쉽게 떠난다. 지역에 따라 콜비가 원래 없는 동네도 있다는데, 갑자기 콜비를 내야하는 상황이 되면 이용자 입장에서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수익은 카카오택시 블랙과 같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낼 수 있지 않겠나”고 낙관했다.

물론 무료 서비스라고 해서 이용자들과 기사들이 불만이 없는 건 아니다. 이용자의 경우 때때로 GPS가 잘못된 위치를 인식해 출발지를 지도에서 새로 지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택시 기사들의 경우 매너 없는 이용자를 만날 때면 분통이 터진다. 서울 지역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김광남(55) 씨는 “콜을 해놓고 기다리다가 길에서 택시가 잡히면 그냥 타고 가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콜 취소를 바로 해주면 되는 건데, 기껏 도착하니 아예 전화를 안 받는다. 그럴 땐 정말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또 앱을 하루종일 켜놓고 있다보니 데이터 이용 요금에 부담을 느끼는 기사들도 많다.

이 점에 관해 강 파트장은 “배차된 상태에서 이용자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엔 기사용 앱에서 바로 신고할 수 있다. 벌점의 누적 현황에 따라 최대 계정 정지까지 갈 수 있다”며 “데이터 부분은 앱을 만들 때부터 콜 운행하실 분들을 생각해 데이터 소모가 많지 않도록 소스나 기능을 신경쓰긴 했다. 또 KT와 협의해 KT 가입자의 경우 기사용 앱은 데이터 요금 없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기사’는 아직 완전히 저희 서비스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내비게이션으로 넘어갈 때 데이터 요금이 부과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모든 불만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다양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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