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여성가족부가 성폭력 피해대상별 지원 프로젝트 일환으로 내놓은 ‘성인남성 성폭력 피해자 지원 안내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2015년9월까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이하 친구사이)’의 홈페이지 상담 게시판에 올라온 1092건 중 성폭력에 관련된 내용은 5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레즈비언상담소’가 집계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상담 총 1399건 중 26건의 성폭력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이 중 피해자가 여성이 아닌 경우는 1건밖에 없었고, 나머지는 트랜스젠더 남성이었다.
수치상으론 적은 수준이지만 상담을 통해 밝혀진 사례인 만큼 법 사각지대에 놓인 동성애자들의 성폭력 피해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남성 성소수자 대상 성폭력 피해 현황 관련 통계자료는 전무하다.
친구사이가 지난해 내놓은 한국 LGBTI(lesbian·gay·bisexual·transgender·intersexual) 사회적 욕구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998명)와 양성애자(197명)의 응답자 중 40.9%와 44.4%가 ‘LGBTI 대상으로 한 성적 폭력이나 괴롭힘이 발생한다’고 답했다. 이 중 15.5%와 20.4%가 ‘자주 일어난다’고 밝혔다.
또 같은 조사의 LGBTI 성소수자 응답자 1312명 중 차별·폭력 경험은 41.5%이나 신고는 5.1%에 불과했다.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중복응답)는 ‘나의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가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신고해도 아무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므로’,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할지 몰라서’, ‘가해자 위협이 두려워서’ 등 순이었다.
이처럼 국내 성소수자에 대한 성폭력이 실제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들이 두려움 없이 지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보호체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