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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스타트업 정글의법칙]⑫ 뿌리깊은 ‘본엔젤스’의 2막 “새식구와 환상의 궁합, 품 많이 들어도 초기 기업 투자 더 깊고 넓게 지속할 것”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단순히 투자 몸집을 키우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본엔젤스의 철학과 가치를 유지하면서 더 깊고 넓게 외연을 확대해 스타트업의 든든한 가족이 되겠다는 것이 본엔젤스의 지향점 입니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이하 본엔젤스)는 업계에서 뿌리깊은 초기 스타트업 투자전문 벤처캐피털로 통한다. 10여 년 전인 2006년, 장병규 전 본엔젤스 대표가 공동 창업했던 ‘첫눈’을 NHN(현 네이버)로 350억 원에  매각하면서 엔젤 투자 활동을 시작한 것이 본엔젤스의 시작이다. 이듬해 강석흔, 송인애 파트너가 엔젤투자팀에 합류하면서 인터넷, 모바일, 게임 등 IT 전반에 걸쳐 투자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후 2010년 3월 (주)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란 이름으로 벤처캐피털 법인을 설립하면서 투자를 더욱 확대했다.

내년 10주년을 맞는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본엔젤스의 강석흔 신임대표와 새롭게 합류한 마크 테토 파트너는 “숫자만 고려한 투자보다는 지속가능한 스타트업을 키워내는 데 가치를 둘 것”이라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 고리로서 벤처캐피털의 새로운 모델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본엔젤스는 본엔젤스엔젤팀(1기) 20~30억원, 본엔젤스 자본금(2기) 80억원, 본엔젤스 페이스메이커펀드(3기) 220억원, 본엔젤스 페이스메이커펀드(4기) 305억원으로 투자 규모를 키워왔다.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우아한형제들, 잡플래닛, 벤디스 등 총 9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내년 10주년을 맞는 본엔젤스는 그 동안 대내외 업무를 총괄해 온 강석흔ㆍ송인애 파트너를 각자 대표로 선임하며 본엔젤스의 새로운 10년을 예고했다. 여기에 김길연ㆍ김창하ㆍ박지영ㆍ전태연ㆍ마크테토(Mark Tetto) 등으로 구성된 파트너 진용을 새롭게 짜고 벤처캐피털의 새로운 모델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파트너는 늘었지만 투자 결정에 있어 기존 만장일치제를 ‘3인 동의’ 체제로 바꿔 의사결정 속도는 높였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본엔젤스의 역사와 함께해 온 신임 강석흔 대표는 “아주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키운다는 것은 단순히 돈만 투자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과 사람의 품이 드는 일이라 사실상 자본 효율성과 노동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투자 영역”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속하는 데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선순환의 고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확고한 철학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새로 합류한 파트너들 역시 모두 이러한 본엔젤스 철학을 응원하는 이들로 구성됐다.

파트너뿐만 아니라 본엔젤스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일명 ‘본엔젤스 패밀리’들도 같은 결에서 공감대를 나눈다.

지난 2007년부터 본엔젤스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은 서로를 ‘패밀리’라 칭하며 동고동락(同苦同樂)했다. 함께 성장하자는 목표가 뚜렷하다. 올해부터는 ‘본데이’라고 이름을 정해 한 달에 한 번씩 패밀리 모임을 갖고 서로의 노하우와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단순한 네트워킹 이상의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강 대표는 “숫자만 고려해서 투자하지 않아도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는 데는 본엔젤스 패밀리들이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노력이 함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숙할수록 투자 측면에서도 지금보다 더 건강한 경쟁을 하는 구도가 갖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어떻게 하면 초기 스타트업이 성장기를 잘 겪어내고 성숙기까지 지속가능 할지 함께 고민하는 역할을 해왔다. 10년 이상 그런 가치를 잃지 않고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며 여기까지 왔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의 10년도 그 연장선상에서 본엔젤스의 외연을 확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본엔젤스가 처음으로 외국인 파트너를 영입한 것도 그런 차원이다.

모건스탠리ㆍ삼성전자를 거쳐 현재 TCK투자자문 소속인 마크 테토가 본엔젤스의 파트너로 새롭게 합류한 것은 본엔젤스 패밀리의 글로벌 연결 고리를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

테토 파트너는 “금융업에 종사해 온 경험을 살려 본엔젤스 패밀리가 해외 진출을 하거나 다음 단계의 투자를 받고자 할 때, 혹은 IPO(기업공개)를 하는 단계에 이르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지난 5년 간 훨씬 성숙해졌다”면서 “글로벌 투자사들이 아시아 펀드를 만드는 등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스타트업 생태계에 최근 들어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테토 파트너는 “한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초기 기업을 지금보다 더 많이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본엔젤스의 투자 철학을 존중하고 이런 가치가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파트너로 합류하게 됐다”고 동기를 밝혔다.

그는 특히 “본엔젤스 안에서는 ‘인연’이란 단어를 떠올릴 수 있다”고 강조하고 “오랜 기간 본엔젤스와 함께 했던 강 대표가 장 전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 본엔젤스의 2막을 연 것이나, 재창업을 거듭하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본엔젤스와 계속 함께 가고자 하는 모습에서 그는 숫자보다 깊고 진한 ‘진정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핀테크 등 금융 분야와 관련된 스타트업 또는 글로벌 거점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본엔젤스 패밀리들의 든든한 글로벌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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