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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이 본 대한민국의 ‘헬조선’…“치열한 경쟁만 있고 미래는 없는 대한민국”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한국은 지금 ‘헬조선’인가?”(디플로마트)

“한국은 지옥, 절망하는 청년 급증하는 가혹한 경쟁사회”(ZakZak)


일본 주요 매체들이 ‘한국은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좌절의 의미를 담은 ‘헬조선’이란 용어에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외교전문지 디플로마트(Diplomat)를 비롯해 일본 주요 일간지와 온라인 매체들도 잇따라 ‘헬조선’ 담론에 뛰어들어 경쟁이 만성화된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꼬집었다.

일본 혐한(嫌韓) 네티즌이 동영상 유통채널인 유튜브을 통해 ‘헬조선’ 담론이 박근혜 정권에 때문에 탄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료=유튜브 영상 캡쳐]


최근 디플로마트는 과거 헬조선 현상에 대해 “한국 사람들은 초과근무에 익숙하다”며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야간학습 등 과도한 업무량이 만성화됐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2일 올해 세계 트랜드를 다루는 ‘세계발(發) 2015’ 르포기획에서 ‘N포 세대’로 통칭되는 한국 청년들의 실업난 문제를 다뤘다.

아사히는 “한국 청년 실업률이 올해 1997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박근혜 정권은 고용창출에 있어 노동개혁이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지만 전망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성보다는 천편일률적인 취업 환경을 문제 삼기도 했다. 아사히는 “‘학력사회’로 알려진 한국에서 취업하기 위해서는 어학연수와 봉사활동 자격증 등 요소를 일컫는 ‘스펙’도 좋아야 한다”며 “스펙을 위해 졸업을 연기하는 대학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비싼 대학 등록금과 어학원 등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학생들과 학부모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고용창출을 위해 각족 정책마련에 주력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게 아사히의 해석이다. 아사히는 고려대학교 윤인진 교수의 발언을 인용, “취업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이 저성장시대에 들어섰다는 것”이라며 “고용창출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저성장으로 인해 인력 수요가 줄고 비정규직 고용 성향은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청년들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와 내집 마련도 포기하는 ‘5포’ 세대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같은 날 일본 온라인 매체 ‘작작(ZakZak)’도 ‘헬조선’ 담론을 분석하며 “한국에서 사는 것은 정말 지옥과도 같다”고 평가했다.

일본 수필작가 다츠키 야스시(高月 靖)는 매체를 통해 “10대를 수험전쟁에 몰두하는 데에 보냈더니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한 대학생활을 보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취업을 했더니 삶이 윤택한 이들은 재벌가거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들뿐”이라며 “이 현상을 한국에서는 ‘헬조선’이라고 부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민의 자녀는 매일 남들보다 부지런히 일해도 월급이 오르지 않는다. 결혼도 어렵다”며 “이런 피로와 절망 속에서 한국을 ‘지옥이다’고 폄하하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한국의 한 언론관계자도 “청년들이 모국을 평가절하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며 "세월호 사고, 재벌 2세의 횡포 등 한국 청년들을 우울하게 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청년 실업률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니계수나 빈곤율 등을 따졌을 때 일본이나 미국이 한국보다 훨씬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지옥’이라 불리는 이유는 과도한 경쟁사회 자체 때문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뺏고 빼앗겨야 하는 과도한 경쟁체제 속에서 한국 사회를 지옥이라고 묘사하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한국 정계가 이를 간파하지 못해 담론을 심화시키고 있다고도 봤다. 다츠키는 “김무성 새누리당 당 대표는 ”젊은이들이 한국을 ‘헬조선’ 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좌파(야당계)의 편향된 교육 때문”이라고 발언했다가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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