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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장고 문앞이 무서운 ‘한냉 두드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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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건조한 공기 장시간 노출땐
콧물·재채기 유발…심하면 쓰러지기도
천식·알레르기 비염과 증상 비슷
얼음조각 올려놓고 피부 두드러기땐 의심



알레르기라고 하면 흔히 봄ㆍ가을철 알레르기 비염을 떠올린다. 공기 중 먼지와 꽃가루가 많아지거나 온도 변화가 심한 환절기가 되면 알레르기 비염으로 코막힘, 콧물, 재채기, 가려움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그러나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서 단순히 추위에 노출되더라도 알레르기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알레르기 일종인 ‘한냉 두드러기’는 차고 건조한 공기에 노출될 경우 피부에 두드러기가 발생해 환자들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추위와 관련된 알레르기 질환=차고 건조한 공기는 질환의 원인이 되거나 기존 질환의 악화요인이 될 수 있다. 한냉 두드러기는 추위 자체가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 특히 겨울철 공기는 습도가 20% 미만으로 건조해 한냉 두드러기를 유발한다.

국내 의학계에서도 아직 환자수가 많지 않아 연구가 활발하지 않고, 대부분의 환자들도 한냉 두드러기와 기존의 다른 알레르기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은 찬 공기와 접촉하면 병이 악화되는 경우로, 추위 자체가 질환의 원인이 아니라 기존 질환의 악화요인으로 작용하는 질환에 해당한다.

외국 사례에서는 한냉 두드러기 환자가 비행기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기내의 차고 건조한 공기를 접하고 코피가 나는 경우 한냉 두드러기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연세대 의대 알레르기내과 이재현 교수는 “한냉 두드러기는 알레르기의 특별한 경우로, 추위에 노출될 경우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만큼 추위를 완전히 피해야 하며, 증상이 심각할 경우 쓰러지는 경우도 있어 이런 환자들은 에피네프린 주사를 소지하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추위와 연관 있어 보이는 다른 질환=한냉 두드러기처럼 찬 공기와 직접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온도와 관련한 알레르기로는 수인성 두드러기, 콜린성 두드러기 등이 있다. 수인성 두드러기는 찬 물에 닿으면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미지근한 물인 줄 알고 손을 넣었다 찬 물에 두드러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다.

콜린성 두드러기는 체온이 올라가는 조건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겨울철 밖의 찬 공기에 장시간 머물러 있다 버스나 실내의 더운 공기로 이동할 경우 발병하게 된다.

운동 유발성 알레르기는 겨울철에도 실외 운동을 즐기는 젊은층에서 발견된다. 겨울철 차고 건조한 공기에 노출되면 기도가 좁아지고 기도 점막에서 삼투압 변화가 생겨 콧물이나 재채기 증상이 나타난다.

대개 이런 환자들은 한냉 두드러기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천식 환자인 경우가 많고 운동하기 15분 전에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하면 증상 발현을 예방할 수 있다.

한냉 두드러기와 같은 추위 외에도 햇빛, 진동 등으로도 두드러기가 발생할 수 있어 이러한 알레르기를 물리적 두드러기(physical urticaria)라고 칭한다.

▶진단 및 치료는=환자들이 병원을 찾으면 얼음조각검사(ice cube test)를 실시해 두드러기 질환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얼음조각을 피부에 올려놓고 일정 시간이 지나서 두드러기 발병 여부를 확인한다. 이 검사는 얼음을 사용하기 때문에 0도에서만 두드러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역치 온도(증상이 나타나는 온도)를 확인하기 위해 템프테스트(temptest)를 실시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온도를 점차 낮춰 증상이 나타나는지를 살피게 되는데, 영하 10도쯤에서 두드러기가 나타나면 크게 신경을 안써도 되는 수준이지만, 실외 온도나 4~5도에 증상을 보이는 경우 가급적 피부 노출을 피하고 냉장도 문을 열고 앞에 서 있는 것도 주의를 주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비만세포(mast cell)가 원인으로, 비만세포는 기도, 점막, 피부 등 신체 전체에 분포해 있다. 비만세포가 알레르기에 반응해 히스타민을 한번에 얼마나 많이 분비하느냐에 따라 질환의 경중이 결정되는데, 히스타민이 과다 분비될 경우에는 알레르기 쇼크까지 이를 수 있다. 증상 조절을 위해서 항히스타민을 처방해 주고 있으며, 겨울철 외출할 때 추위 노출을 피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목이 긴 양말과 내복을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 교수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보면 감기가 오래 간다는 얘기를 하는데, 감기는 의학적으로 3주 내 자연 소멸되는 것인 만큼 콧물이나 재채기 등의 증상이 오래 지속될 경우 두드러기나 알레르기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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