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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인들 “국립현대미술관장 유력 후보 마리, 전시파행 입장 밝혀라”

  • 기사입력 2015-11-12 08:09 |김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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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미술인 400여명이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바르토메우 마리 전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관장이 국립현대미술관 새 관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있는 해명과 쇄신을 요구하고 나선 것.

이들은 12일 새벽 3시 언론에 성명서를 배포하고 참여 미술인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공성훈, 권순관, 노순택, 양아치, 임옥상, 임흥순, 임민욱, 조습 등 이름있는 작가들이 대거 포함됐다. 


미술인들은 성명서를 낸 배경에 대해 마리를 둘러싼 검열 문제와 큐레이터로서의 현장윤리 논란을 들었다. 이들은 “현재 마리가 회장으로 있는 세계현대미술관협의회(CIMAM)의 이사회 이사 3인이 사퇴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은 마리가 관장 재직시절 검열로 전시를 파행시키고, 부적절하고 비윤리적으로 처신해 CIMAM의 위상을 해쳤기에 마리의 회장직 사퇴를 촉구하며 이사직을 사퇴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연극 사전 검열, 부산국제영화제 예산 삭감,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전에서의 홍성담 작품 철거 등 최근 문화계 전반이 정부의 검열과 관료주의로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있다”며 “국공립 기관들은 행정을 앞세운 반예술주의적 태도로 예술가들을 길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술인들은 10일 오후 1시부터 온라인 서명을 시작, 하루만에 400여명이 성명에 동참했고, 서명은 계속해서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1차 성명을 시작으로 향후 2차 성명 등을 통해 유관기관의 해명과 쇄신을 요구하며 단체 행동을 지속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한 우리의 입장>

논란이 되고있는 것과는 달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자연인으로서 외국인이냐 한국인이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국적을 불문하고, 전문인으로서 한국과 한국미술을 잘 알고, 아시아와 세계의 현대미술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고 경험이 풍부한 관장이 선임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 접하는 언론보도에 의하면, 관장선임과정은 후보에 대한 전문적 평가 이전에 윤리적인 질문을 낳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장 후보에 바르토메우 마리(49) 전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이하 MACBA) 관장이 유력하다고 한다. 그는 재직 당시 “짐승과 주권 The Beast and the Sovereign”전을 행사 직전에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 군주제를 풍자하며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다룬 이네스 두작(Ines Doujak) 작품 <정복하기 위한 발가벗음>(Not Dressed for Conquering)이 전시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이 사건으로 인해 이 전시를 준비한 두 명의 큐레이터가 해고되었다. 문체부는 다른 후보자들의 ‘자격미달’을 이유로 국립현대미술관장 자리를 해가 넘도록 비워두었다. 왜 그렇게 오래 지체되어야 했는지도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또 그렇게 오랜 시간을 끌 정도로 자격기준에 엄격하다면, 예술의 자율성을 확고히 지켜야할 미술관장직으로 왜 하필 아직 검열 논란의 와중에 있는 인물을 선임하려 하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당시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 조르지 리발타(Jorge Ribalta)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MACBA 의 운영주체는) MACBA 재단으로 불리는 개인재단이다. 이는 MACBA 재단과 그 의장인 레오폴도 로데스(Leopoldo Rodés)가 알려졌다시피 이전의 왕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마리는 언제나 전시를 취소하라는 상부의 어떠한 압력도 없었으며, 이 모든 것이 그의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진실여부와 무관하게 억압적인 효과는 다르지 않다. 검열과 자기검열의 차이는 무엇인가? 관장의 결정은 명백하게 현재의 지배적인 과두정부를 공적인 희화화에서 보호하기위한 압력과 같은 선상에서 결정된 것이다.”

이러한 증언은, 최근 국내의 공공 문화예술기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발적, 비자발적 검열과 바르토메우 마리 씨의 선임 역시 ‘같은 선상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닌지 깊은 우려를 낳는다. “짐승과 주권”전 파행에 대한 논란은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권의 검열과 감시, 국정교과서의 무리한 추진으로 대변되는 구시대 통제사회로의 대대적인 회귀와 무관하게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이빙벨 상영으로 인한 부산영화제 예산지원 삭감, 연극계의 사전 검열, 광주비엔날레 홍성담 그림 철거 뿐만 아니라 각종 공공 문화예술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편향지원과 자기검열 등의 최근 사태는 이러한 우려가 이미 현실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짐승과 주권”전의 파행에 주목하는 것은, 권력기관의 직접적인 통제만이 아니라 민간 전문가에 의한 사전검열, 즉 권력을 내면화하여 ‘알아서 기는’ 행태, 가신의 정치가 점점 일상의 문화 속으로 깊이 스며드는 것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간다면 미술관은 더욱 온순해질 것이고,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현대미술의 비판적 상상력은 장려되기는 커녕, 시도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현대 예술의 가치에 대한 모든 논란이 성립하는 전제는 예술의 자율성이다. 지금 도처에서 문화 예술의 자율성, 독립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맞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수치심의 기억조차 잃어버린 시대를 살고 있을지 모른다.

아래 서명한 우리 미술인은,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에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유력한 후보인 바르토메우 마리 씨는, “짐승과 주권”전 파행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한다.

1. 정부는 예술의 현장과 무관한 관료적 문화행정을 중단하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선임의 지체와 신임관장 선정과정 및 기준에 관한 공청회 등, 열린 토론의 장을 즉각 만들어야한다.

1. 국립현대미술관을 위시한 공공 미술기관에 대한 실질적 독립성을 전면 확대해야한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말라.

1. 예술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모든 종류의 검열과 감시에 강력히 반대하며, 예술의 자율성과 독립성 회복을 위해 다양하고 줄기찬 노력을 기울인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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