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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바람 타고온 男다른 고통 ‘전립선비대증’
쌀쌀한 가을철 방광 과도하게 예민 고통 호소
중년남성 흔한 질환, 60대이상 70%
요폐·신부전증 등 합병증 유발 문제
기름진 음식 피하고 체계적 운동 필수


가을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중부내륙엔 서리가 내리고 얼음까지 얼었다는 소식이다. 이 시기 중년남성들의 고민은 더욱 커진다.

중견건설업체 부장인 김모(52) 씨는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철이 다가오면 말못할 고민이 시작된다. 이유는 바로 수 년전에 진단받은 ‘전립선비대증’ 때문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방광이 과도하게 예민해지면 소변 참기가 힘들어지고 이때 배뇨기능이 좋지 않은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평소보다 더 심한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특히 소변횟수도 늘어나면서 잠자리에 들고나서 한밤중이나 새벽쯤에 시도때도 없이 소변이 마려워 잠을 깨기 일쑤다. 김 씨는 그래서 이 시기가 되면 좌불안석이다.


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 요도주변에 호두알만한 크기로 자리 잡은 기관으로, 정자의 생존을 돕는 전립선액을 만드는 기관이다. 하지만 노화현상으로 이 전립선의 크기가 정상보다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여러가지 증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를 전립선비대증이라고 한다. 전립선비대증이 생기면 1차적으로 요도를 압박해 소변이 나오는 길이 좁아지고 이에 따라 배뇨시간이 오래 걸린다거나, 소변이 가늘어지는 등의 배뇨장애가 나타나게 되고 특히 추운 날씨에는 급성요폐가 발생하기도 하며 요실금, 요로감염, 만성방광기능부전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고 만성신기능부전에 의한 요독증 등 다른 합병증으로 번져 몸 전체의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건강의 바로미터 ‘소변’…잘 나오지 않는다면?=소변은 색깔이나 냄새 등으로 건강 상태를 짐작할 수 있어 ‘건강의 바로미터’라 불린다. 소변을 너무 자주 보거나 적게 보는 것. 소변의 양이 많거나 적은 것. 모두 건강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는 현상이므로 적절한 조치를 필요로 한다.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면 소변을 보는 일 자체가 어려워진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에 있어 소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불규칙한 생활, 육식, 흡연, 음주 등의 원인으로 질환에 노출되며 노화 역시 전립선질환 원인 중 하나다. 전립선에 질환이 발생하면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거나 아예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소변을 자주 보게되는 빈뇨, 자다가 일어나서 소변을 보게되는 야뇨, 소변을 본 이후에도 남아있는 느낌, 잔뇨감이 발생할수 있다. 전립선 질환으로는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암, 만성전립선염 등이 있다.

▶중년남성에 흔한 질환, 60대 이상 70%=전립선염이나 전립선비대증은 중년남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2년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료받은 약 90만명 중 70대 이상이 33만7238명(37.5%)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60대가 28만5411명(31.8%)로 60대 이상 노인이 전체 진료인원의 69.3%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50대(22.6%), 40대(7.0%), 30대 이하(1.1%) 순으로 나타났다. 전립선비대증은 노화현상으로 전립선의 크기가 증가해 주로 40대 이후에 발병하기 시작하는데, 초기에는 불편함이 크지 않다가 나이를 먹으면서 전립선은 더 비대해지는 반면 방광기능은 점점 감퇴하게 돼 치료를 받을 정도의 불편함을 느끼는 시기가 대략 50대 후반이나 60대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립선질환은 남성에게만 특정된 질환이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사회의 이해도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많은 중장년층 남성들이 전림선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환자들이 질환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리는 특성 탓도 있다.

하지만 전립선이 커지면서 소변의 흐름을 방해하는 전립선비대증은 각종 배뇨불편을 야기하고 심화되면 아무리 요의가 심해도 소변을 볼 수 없는 요폐로 발전한다. 방광결석, 급성전립선염증, 요로감염, 신부전증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것도 문제지만 수면부족, 우울감, 성생활 만족도 저하 등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게다가 전립선암 등 중증질환과 증상이 유사해 초기진단과 전문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은 여러가지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밤에 일어나 소변을 보다보니 수면 장애, 남성호르몬 저하, 남성갱년기 등이 발생한다는 점”이라며 “소변을 자주보고 못참다보니 운전도 어렵고, 장거리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등 사회활동을 제한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많이 위축이 되고 전립선암에 대한 우려, 성기능 저하로 인한 부부관계 저하 등 결국 삶의 질이 나빠지는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기름진 음식 피하고 적절한 운동은 필수=전립선비대증이 시작되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적절한 운동으로 비만 등의 대사증후군을 관리하고, 과도한 음주나 스트레스를 조절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삼겹살, 튀김 등 고지방 음식은 피하고 대신 과일, 채소 등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되면 커진 전립선으로부터 눌려 좁아진 방광입구를 넓혀주는 약물 및 전립선 크기를 줄여주는 약물치료가 적용된다.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을경우 수술적 요법을 필요로 할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비뇨기과 김태구 과장은 “전립선비대증은 질환 자체를 개선하는 치료와 함께 합병증 관리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라며 “특히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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